『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큰 시장, 중국 본토를 점령하라.』「동·남대문 드림」의 신화를 탄생시켰던 재래시장 상인들이 국내에서 쌓아온 패션의 노하우를 앞세워 13억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주로 보따리상에 의존해왔던 중국과의 무역관행에서 탈피해 중국 전역으로 직접 진출하고자 7개 도시를 거점으로 한국산 의류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할 백화점·대형쇼핑몰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들이 진출할 중국 내 거점도시는 바로 선양(瀋陽)·베이징(北京)·옌지(延吉)·훈춘(琿春)·다롄(大連)·허베이(河北)·우루무치(烏魯木齊) 등 7개소. 이곳에 한국산 의류를 중심으로 취급하는 백화점과 쇼핑몰이 지난해 12월부터 영업하고 있거나 연내에 모두 문을 연다.
먼저 ㈜신한코리아는 중국 동북3성의 수도인 선양에 중국의 정창집단과 합작으로 「정창태양광장 백화점」을 오는 26일 오픈한다. 연건평 3만4,000평에 7층 규모인 이 쇼핑몰에는 동·남대문시장의 의류상들이 중점적으로 입점할 예정이다. 여기에 LG전자·삼보컴퓨터 등 국산 가전 잡화 등도 가세한다.
또 남·동대문시장 의류상인들은 남베이징에 「북경동대문 한국상품종합매장」, 다롄에 「대련 쌍흥 코리아 패션타운」 등과 같은 대형 패션쇼핑몰을 연내 개점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유통전문업체인 뉴실크로드21사 역시 서부대개발계획지구의 핵심지역인 우루무치에 국내 의류 중심의 「한화 상성」이란 백화점을 8월 말 개관한다. 이곳은 미국의 서부개척과 비교될 정도로 잠재력이 큰 시장. 중국은 이번 서부대개발계획을 새 천년 최대사업으로 정해 3년 내 기업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등 외자유치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밖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옌지시에 「한국상품도매센터」를 지난달 28일 오픈, 영업을 시작했고 중문건설은 9월 허베이에 「한국총관」 설립을 완료한다.
이같이 재래시장과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중국시장에 대한 새로운 가치평가와 함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서부 대개발정책 등 진출조건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업계는 중국에서 국제의류박람회가 개최될 당시 유럽 및 미국 제품들보다 국내 의류제품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 『앞으로 국내의류는 중국시장 개척에 선봉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업계는 중국이 연내 WTO에 가입할 것이 확실시되므로 현재 30%선에 육박하는 수출관세가 최대 17%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휴전선을 통과해 물류를 운송할 수 있을 경우 이들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어서 우리 재래시장 의류의 중국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윤혜경기자LIGHT@SED.CO.KR
입력시간 2000/05/05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