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국제
국제일반
쌍용건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상량식
입력2009.07.08 17:29:59
수정
2009.07.08 17:29:59
52° 기운 건물 '난공사' 성공… '건설 코리아' 위상 드높여
| 김석준(오른쪽 두번째) 쌍용건설 회장과 셸던 아델슨(왼쪽)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 회장 등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상량식에서 건물 모형에 황금빛 모래를 채워넣고 있다. |
|
지난 7일 저녁 싱가포르 창이(Changi)국제공항에서 20여분 달려 도착한 마리나베이샌즈호텔 공사현장. 쌍용건설이 짓고 있는 호텔 공사현장은 대낮처럼 환하게 불이 밝혀진 가운데 수십대의 기중기가 굉음을 내며 건설 자재를 옮기고 있었다. 건물 안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근로자들이 배관 및 창호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안국진 현장소장은 “상량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준공일까지 매일 24시간 공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현장은 지난 2008년 1월 첫삽을 뜬 후 지금까지 단 한시간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8일 오전 쉼 없이 돌아가던 현장이 잠시 조용해졌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과 발주처인 샌즈(Sands)그룹의 셀던 아델슨 회장 및 쌍용건설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량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던 골조공사 마무리작업이 3개월이나 앞당겨지면서 상량식도 그만큼 빨라졌다.
아델슨 회장은 “쌍용건설의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는 공사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기술력으로 이뤄낸 대공사=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최초 설계안이 나올 때부터 ‘과연 짓는 게 가능한가’라는 의문 부호가 따라다닌 공사였다. 처음 수주에 참여한 건설회사는 20여개에 달했지만 공사의 난이도에 두 손을 들고 입찰 자체를 포기한 회사도 많았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를 짓는다는 목표 아래 피사의 사탑보다 경사가 더 기울어지게 (최고 경사 52도) 설계된 건물의 외형 때문이었다.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쌍용건설은 ‘포스트텐션’이라는 공법을 도입했다. 이는 교량을 지을 때 쓰이는 방식으로 건물의 내력 벽에 직경 120㎜의 강선 12개를 촘촘히 심어 건물을 지하에 고정하는 신기술이다. 이현수 쌍용건설 공사부장은 “기울어진 건물이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오랜 연구 끝에 이 공법을 개발해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건물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뼈대가 다 지어질 때까지 잠을 한숨도 제대로 잔적이 없다”며 “쌍용건설이 독자 개발한 기술로 공사를 마쳐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건설 한국’ 이정표 세워=쌍용건설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공사를 무사히 마침으로써 ‘세계 건설업의 각축장’으로 불리는 싱가포르에서 한국 건설사의 위상이 다시 한 번 높아졌다. 싱가포르의 대형 토목공사 발주를 담당하고 있는 육상교통청(LTA) 임복남 부사장은 “고속도로나 지하철 등 국책사업에서는 한국 건설업체가 일본 회사들을 앞질렀다”며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이 성공적으로 완공됨으로써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수출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1.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238억달러의 건축ㆍ토목공사를 발주하며 건설을 통한 내수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동 건설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사이 싱가포르는 계속해서 일감을 쏟아내고 있다”며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