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블럭 장난감 기업인 레고가 개인 고객들에게 3D프린터를 활용해 자유자재로 원하는 블럭을 만드는 방안을 허용할 방침이다.
덴마크 레고 그룹의 존 굿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3D 프린팅을 통한 레고 생산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고객들이 각 가정에서 3D 프린터로 자신만의 레고를 만들 수 있도록 허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D프린팅이란 대상 디자인을 입체적으로 스캐닝해 ‘평면’이 아닌 ‘실물’ 형태로 출력해 내는 것으로, 글로벌 산업 전반에 신기원을 열어 줄 ‘꿈의 기술’로 꼽힌다. 레고는 가정용 3D 프린터의 보급 추세와 발맞춰 ‘나만의 블럭’을 소유하기 원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체는 이번 방안으로 ‘디지털 기술’과 ‘재미’를 동시에 원하는 ‘디지털 키덜트’ 족의 수요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글로벌 장난감 시장은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정체를 겪어왔다. 반면 레고는 모바일 앱과 비디오 게임, 영화 등 일부 디지털 콘텐츠가 유년기에 레고 블럭을 갖고 놀았던 성인 층의 호응을 얻어내며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레고는 지난해 10%가량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늘리며 글로벌 매출 2위, 이익 1위의 장난감 기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개발에만 3년을 소요한 온라인 게임이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를 담아내지 못해 실패하는 등 대다수 완구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화 전환 과정에서 부침을 겪어 왔다.
굿윈 CEO는 “(놀이 문화에 이입된) 각종 신기술은 매우 매혹적이지만 ‘완벽’ 보다는 기민한 대응이 필요해 ‘레고의 DNA’와는 꼭 맞지 않았다”면서 “개인용 3D 프린팅을 허가하면 성인 및 아동 층의 레고 사용 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레고 식 디지털화 도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끌어 줄 것 같다”고 말했다./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