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편성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예산 조기집행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1ㆍ4분기가 끝난 뒤 정책효과를 보고 추경편성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이 급감해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를 살리지 않으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기 추경편성안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러스 성장을 하려면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한 내수진작이 절실하며 지금부터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에 언제나 한발 늦었다는 점도 조기 추경편성 주장을 뒷받침한다. 정부가 지난해 말 수정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올해 성장률을 3% 내외로 잡았지만 최근 마이너스 전망치까지 등장하고 있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세입예산안은 수정조차 하지 않아 올해 총 세수감소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액 추경편성이 불가피한 셈이다. 따라서 적자국채 발행이나 정부 보유 주식ㆍ부동산 매각 등 다각도의 세외수입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소비와 투자 감소를 내버려둘 경우 대규모 도산과 실업자 속출 등 외환위기를 훨씬 넘어설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지금은 재정적자를 따질 때가 아니며 올해 상반기의 정책대응 효과에 따라 국내경기 흐름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부양책이 재정지출이라는 측면에서 추경편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불황에 따른 서민생활 보호대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가령 체불근로자 생계비 예산은 전년과 비슷하기 때문에 한달도 안 돼 1년 동안 쓸 예산이 거의 소진된 실정이다. 더구나 영세 자영업자의 실업급여를 올 하반기에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법령 미비로 내년에나 시행이 가능한 실정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조기 재정집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원 및 인력부족으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선제적인 재정정책 차원에서 추경을 조기에 편성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