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 창업보육센터 파행

교수들이 좌지우지 외부업체엔 '그림의 떡'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자금 지원을 받아 각 대학에 설치된 창업보육센터가 교수들의 '돈벌이 시설'로 전락하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 이는 센터 입주여부를 결정하는 심사위원 대부분이 소속대학 교수들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9일 경기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도내 39개 대학 창업보육센터에 380여개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으나 이 가운데 입주기업 심사를 맡은 각 대학 교수들이 운영하는 벤처기업이 20%를 넘고 있는 실정이다.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중소벤처기업은 40개중 25%인 10개 업체가 성대 교수들이 운영하는 기업들로 조사됐으며 한양대 안산캠퍼스는 53개중 10개 업체, 아주대는 17개중 5개 업체가 각각 소속대학 교수들이 창업한 업체들로 채워져 있다. 이 밖의 대학들도 많은 수의 교수들이 창업과 함께 소속 대학이 운영중인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으며 업계에서는 교수들이 비공식적으로 관여하는 업체를 포함하면 대학 보육센터 입주기업의 50% 가량이 소속대학 교수들의 업체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대학교수들의 창업보육센터 입주는 창업보육센터 입주 자체가 초기투자비의 대부분을 해소할 수 있어 업체들은 '특혜'로 여길 정도로 지원이 이루어지는데다 입주여부를 결정하는 심사위원의 대부분이 소속 대학 교수들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현재 창업보육센터로 지정되는 대학과 입주 기업에는 7억원 한도의 사업비와 건물 신축 및 임대비용, 고가의 장비 구입비, 입주기업 전용 펀드, 공용 판로 등 파격적 지원이 제공돼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창업보육센터에 입주만 하면 사업 성공의 절반은 보장되는 셈"이라는 이야기가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따라서 창업보육센터에 입주를 위한 경쟁률도 치열하다. 2개의 창업보육센터를 운영중인 한양대가 지난 2000년 실시한 36개 입주기업 공모에는 150여 업체들이 몰리는 등 평균 3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며 입주를 위해 대기중인 업체도 3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중소기업청 관계자는 "각종 혜택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대학 창업보육센터로 몰리는 가운데 대학 교수들이 운영하는 업체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교수들은 실험실 창업으로 유도하고 창업보육센터에는 순순 중소기업이 입주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장세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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