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실 재구성한 '연출사진'의 세계

베르나르 포콩 '빈티지 사진전' 열려


어떤 분야든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남의 뒷꽁무니를 따라가서 만은 안되는 법. 1970년대 있는 그대로의 장면을 촬영하는 포토리얼리즘이 대세였던 당시 프랑스 출신의 화가지망생 베르나르 포콩은 연출을 거친 가상의 현실을 포착한 사진으로 유럽 미술계에 충격을 던진다. 그는 사진의 사실주의는 현실과 일상의 연속 혹은 확장이라고 해석하고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내면을 응시하는 허구의 세계를 카메라에 담아낸다. 1970년대 마네킹을 실제 사람처럼 배치하거나 사람과 마네킹을 한 공간에 배치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메이킹 포토, 미장센 포토' 등 연출 사진으로 그는 세계 사진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후 그는 구성주의 사진가 계열을 대표하는 선구자가 됐다. 1980년대 그는 인물 대신 자연에 포커스를 둔 '시간의 경과' 연작에 이어 '사랑의 방' 연작을 내 놓으면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팔판동 공근혜 갤러리는 베르나르 포콩의 빈티지 작품을 모은 사진전을 열고 있다. 빈티지 사진은 작가의 첫 작품 발표 이후 1~2년 정도 내에 인화된 사진들로 작가가 직접 사진을 관리해 추후 사진 에디션의 모델이 되는 최고 품질의 사진을 뜻한다. 작품의 특징은 가로세로 30×30㎝, 60×60㎝ 등 정사각형 인화지를 사용, 직사각형 사진보다 강한 흡인력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인다. 정사각형에 담긴 이미지에는 작가의 철학적인 메시지가 진하게 베여있다. 또 그는 일반 코닥 인화지 대신 판화를 찍는 종이와 비슷한 목탄지 위에 인화를 하는 프레송(Fresson) 기법을 고수, 망점이 큰 사진으로 회화적인 사진 감각을 소개한다. 갤러리에는 그의 대표작 '사랑의 방' 연작 중 가장 인기 있는 '겨울의 방' '눈보라' 등 20여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3월18일까지. (02)738-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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