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역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가격 괴리감’이 커지면서 신규 분양시장이 고전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 화성 태안 반월리 일대에 공급된 대우 푸르지오(530가구)는 동탄 신도시와의 비교우위를 장담하던 건설업체의 예상과 달리 청약결과 전체 가구의 95%가 무더기로 미달됐다. 또한 현재까지의 실질 계약률도 건설업체에서 밝히는 50% 선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경기 일대 신규 분양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시장 위축과 내년 판교, 동탄 3차 동시분양을 앞두고 청약 통장을 아끼려는 현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요인은 분양가가 예비 청약자들의 가격 심리선을 크게 웃돌아 투자심리를 꺾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우 푸르지오는 앞서 분양된 인근 동탄 신도시 2차의 평균 평당 분양가격보다 20만~30만원 낮춰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주변에 비해서는 월등 높은 상태다. 실제 대우 푸르지오의 하향 조정된 가격도 25평형, 33평형이 기준층 기준으로 각각 평당 719만원, 723만원에 달해 영통지구 등 주변 아파트의 680만~690만원 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같은 태안읍 기산리에 지난 6월부터 공급중인 참누리아파트(1,202가구)는 아직 상당량의 미분양을 털지 못한 상태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25평형의 경우 계약금을 분양가의 5% 선인 700만원으로 낮추고, 40% 무이자융자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이는 25평형의 평당 가격이 626만원 선으로 주변 태안지구 내 주공그린빌 등 30평형대 아파트 시세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부선 전철 병점역을 걸어서 이용 가능한 역세권에 올해부터 신규 입주한 아파트도 평당 55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가 신규 분양시장 고전의 주요 원인임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태안읍의 P공인 관계자는 “병점역 일대도 입주량이 늘면서 올들어 1,000만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며“중개업소를 찾아와 주변 시세와 비교해 보고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한 직후 곧바로 청약 의사를 접는 투자자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화성 일대 아파트 가격을 주도하는 동탄 신도시 내 신규 분양도 향후 분양가 수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2월께 공급 예정인 동탄 신도시 3차 동시분양 가운데 일반분양 3,065가구가 사실상 원가연동제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아파트 공급 업체들은 동탄 신도시 시범단지나 1단계(2차)지역보다 높은 가격에 택지공급을 받은 점을 들어 분양가를 올려 책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