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타이거펀드 이달말 폐쇄

세계 유수의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이달말로 문을 닫는다. 그동안 헤지펀드중 한국 등 아시아투자비중이 높아 우리에게도 익숙했던 타이거펀드의 몰락은 국내투자자에게도 큰 관심사안으로 등장했다.미국의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29일(현지시간) 타이거펀드가 투자실패 및 이에 따른 자금인출로 청산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타이거펀드가 분기말인 금요일에 폐쇄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타이거펀드측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타이거펀드는 지난 98년8월 220억달러규모였으나 잇따른 투자실패와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자금인출로 인해 2월말현재 60억달러규모로 줄어들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타이거펀드는 특히 지난 98년8월 엔화 투자에 실패, 큰 손실을 입은데 이어 US에어웨이즈와 카니발그룹 등 저평가된 주식을 대거 매집했다가 이들 주식이 최근 1년동안 절반가까이 하락하는 바람에 결국 문을 닫는 처지에 몰렸다. 퀀텀펀드의 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계의 유명인사인 줄리안 로버트슨이 이끄는 타이거펀드는 지난 80년 800만달러로 출발, 저평가된 가치주에 집중 투자하면서 99년까지 연평균 26%라는 고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해왔다. 이 기간중 S&P 500지수의 평균 상승률은 17%였다. 하지만 타이거펀드는 98년 엔화 투자실패에 이어 지난해 19%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위기에 처했고 최근 매버릭 펀드와 합병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월가는 타이거펀드가 최근 청산을 위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인텔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하는 바람에 인텔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월가는 또 타이거펀드의 US에어웨이즈 지분 25%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타이거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물량이 많지 않아 우리 주가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위기설을 겪고 있는 타이거계열의 재규어펀드가 갖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은 10만주 안팎이다. 당초 40여만주를 보유했으나 최근 꾸준히 정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타이거펀드가 보유했던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연말까지 이미 90%이상 매각된 상태다. 포항제철, 신세기통신 보유물량도 대부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타이거펀드의 파산이 국내 증시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오름세를 멈추고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증시관계자는 『타이거펀드의 명성에 따른 심리적인 충격이 다소 국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코리아아시아펀드의 박찬익(朴贊翼) 펀드매니저는 『최근 미국계 글로벌테크 펀드등이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정보통신·반도체 관련주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타이거계열의 여타 펀드내에 편입돼 있는 국내 주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김성수기자SSKIM@SED.CO.KR 입력시간 2000/03/3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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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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