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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과연 성공했을까. 우리 군은 대응방안이 있는가. 답은 '절반'과 '전무'다.
북한의 SLBM은 아직 개발 단계이고 우리 군의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북한의 SLBM이 실질적인 위협이 되려면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핵무기 소형화와 잠수함 대형화가 그것이다. 모두 시간을 요구하지만 지금까지 개발 속도를 감안할 때 이르면 1~2년 이내에 SLBM 개발 완료와 실전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도 그만큼 바빠졌다.
◇북 SLBM 성능, 아직은 제한적=본격적인 SLBM은 치명적인 무기다.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를 넘어 지구촌 전체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원자력 동력으로 추진되고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과 소련·중국의 SLBM은 고성능 위성으로도 탐지가 어려운 깊은 바닷속을 몇 달씩 잠항하면서 세계 어느 곳으로 향해서나 핵무기를 수천㎞씩 날릴 수 있다. 그러나 사진과 영상 정보로 본 북의 SLBM은 극히 제한적이다. 우선 새로 개발했다는 신포급 잠수함의 능력이 떨어진다. 2,000톤급으로 추정되는 신포급은 무겁고 큰 SLBM을 탑재·운용하기에는 크기가 극히 작다. 궁여지책으로 잠항탑에 SLBM 2기를 적재한 것으로 보이지만 각종 잠망경과 통신장치 등 잠수함의 온갖 신경이 집중된 잠항탑에 거대한 미사일을 실었기에 독자 작전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SLBM도 마찬가지. 북한이 소련의 R-27(나토명 SS-N-6)을 본뜬 것으로 추정되는 무수단-1호 미사일은 지난 8일 시험발사에서 수중 발사된 후 기껏해야 수백m를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의 화염 길이로 추정할 때 모의탄에 대한 '수중 사출시험'으로 평가된다.
◇잠수함 키우고 핵 소형화 때는 큰 위협=문제는 앞으로다. 발전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해 핵탄두를 탑재한 수중 발사 무수단-1호 미사일은 한반도와 일본, 서태평양에 포진한 미국의 태평양 함대를 사정거리에 둘 수 있다. 일본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대응시간이 짧은 탓이다. 다만 북한이 본격적인 원자력잠수함을 갖추지 못하는 한 큰 위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북의 SLBM은 자체의 성능이 구소련제에 버금가고 독자 작전이 가능한 3,000톤급 이상 잠수함을 개발하더라도 재래식 잠수함은 산소공급을 위해 주기적으로 부상해야 하기에 군사위성을 통한 탐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SLBM의 발사 심도 역시 극히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의 대응책은=크게 다섯 가지가 꼽힌다. 먼저 본격적인 군사위성 도입 및 확충이 시급하다. 군은 오는 20XX년 자체 개발한 군 전용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나 한반도 해역 전체를 감시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최소한 2~4기의 군사위성이 더 필요하다. 두 번째 탐지 전력은 이지스함. SLBM이 수중을 빠져나온 순간부터 감시가 가능한 이지스함은 기존의 3척 이외에 3척 추가 건조가 예정돼 있으나 예산 문제로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세 번째는 대잠초계기 확충. 16대의 P-3C 시리즈를 운용하는 해군은 미국의 중고 기체(S-2 바이킹)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대잠초계기는 전시에만 어떤 수역이든 비행할 수 있을 뿐 평시에는 한국의 영해에서만 운용이 가능하다. 네 번째는 잠수함 도입 확대. 한국은 3,000톤급 장보고 Ⅲ급 잠수함을 9척을 건조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최종 생산분 3척에 대해서는 추진 동력으로 통상형(디젤)이 아니라 원자로를 탑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여기에 해저 감시망도 대안으로 손꼽힌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냉전 시절에 소련 함대를 감시하기 위해 미국이 북대서양 등지의 해저에 깔았던 해저 소너망(SOSUS)을 잠수함 활동이 용이한 동해에 부설한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산. 모든 대안에는 각각 수조원씩의 예산이 들어간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보유한 인공위성 자산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한미일 정보공유협정 체결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이 역시 일본과 군사협력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을 넘어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