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형 주택업체 중 절반 이상이 아파트 분양계획을 미루거나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분양 물량도 올해보다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형 주택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는 72개 회원 건설사를 대상으로 내년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37개사가 분양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분양 계획은 있지만 일정을 잡지 못한 채 미루고 있는 건설사는 3개사였으며 32개 건설사만이 주택 분양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계획이 있는 32개사가 내년에 분양 예정인 주택물량 역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121곳 12만2,329가구로 올해(17만4,582가구)보다 30% 감소한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분양 물량이 내년에 처음으로 10만가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총 7만8,178가구가 분양 예정으로 올해(10만6,383가구)보다 26.5% 감소했다. 지방 역시 내년에는 올해(6만8,199가구)보다 35.3% 감소한 4만4,151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유형별로 재개발ㆍ재건축ㆍ조합아파트가 40개 단지 4만8,982가구로 가장 많았고 단순 도급사업과 분양아파트는 각각 36개 단지 3만8,150가구, 26개 단지 2만6,135가구로 조사됐다.
내년 분양 예정 물량이 급감한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정책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경제여건과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을 포기하거나 하반기 이후로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주택경기 장기 침체로 72개 회원사 가운데 21개 건설사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민간주택 시장을 위축시킨 보금자리주택 정책의 전환, 분양가상한제 및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새 정부 출범 이전이라도 부동산 시장을 살릴 수 있는 정책들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