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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하면 '회전'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몸통과 어깨의 회전이 빠른 헤드스피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전만으로 거리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스윙을 더 강하게 하지 않고도 장타를 날릴 수 있는 비밀이 있다. 몸의 회전에 더해 '밀어주기' 동작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나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 등 뛰어난 장타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동작이다. 임팩트 구간에서 골반을 돌리며 밀어내는 동작과 다리를 이용해 지면을 밀어내는 동작은 체중이 실린 폭발적인 타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100대 골프 교습가 중 한 명인 TJ 토마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구사하는 빠른 스윙에는 골반을 미는 동작이 숨어 있다"고 강조한다. 토마시는 1,000분의1초까지 나뉘는 초고속 촬영을 통해 선수들이 골반(단전 부분)을 회전하기보다는 타깃의 오른쪽(약 2시 방향)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골반이 회전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스윙이 끝날 무렵 어깨와 클럽의 회전력에 당겨지면서 골반도 돌아 타깃을 향하기 때문이다.
골반(단전) 밀기로 파워를 얻기 위해서는 어드레스가 중요하다. 상체를 굽힐 때 골반을 뒤로 빼주는 게 열쇠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골반은 세워둔 채 등허리를 굽힌다. 매킬로이의 어드레스 자세에서 허리띠가 지면과 20도 정도로 기울어져 있는 것은 골반을 뒤로 뺐다는 증거다. 매킬로이는 다운스윙 때 약간 주저 앉으면서 골반의 각도를 좀더 키운다. 그런 다음 볼을 맞히는 순간 골반의 각도를 5도 정도로 펴주는데 이렇게 하면 골반을 당겨줌으로써 수축됐던 복부가 용수철처럼 강력하게 밀어내는 힘이 발생한다. 골반을 밀어내면 몸통의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이 운동학적으로 결합돼 임팩트 때 훨씬 큰 에너지를 일으킨다.
골반과 함께 밀어줘야 하는 부분은 다리와 발이다. 몸에서 가장 파워가 넘치는 엉덩이 근육의 힘을 뽑아내도록 하는 게 다리와 발이기 때문이다. 백스윙을 하면 엉덩이의 둔근이 심하게 당기는 느낌이 드는데 이 부분이 파워의 원천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장타자들은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체중을 왼발로 옮기고 임팩트 구간에서 지면을 누르듯이 밀어낸다. 이 동작은 엉덩이 근육을 이용해 파워의 잠재력을 뽑아내면서 몸통 회전 운동에 더 큰 힘을 실어주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이때 발목과 무릎에 힘이 실렸다가 풀어지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