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亞 젊은이들과 미사 봉헌… 꽃동네 방문·순교자 시복식 집전도

■ 교황 8월 14일 방한

즉위 후 첫 아시아 찾아

대전 亞청년대회 참석

교황의 한국 방문이 확정됐다. 이번 방한에서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AYD)에 참석하고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을 집전하게 된다.

로마 교황청은 10일 오후8시(한국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주교들의 초청을 받아들여 한국 대전교구에서 치러지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고자 2014년 8월14~18일 교황 사목방문을 행할 것"이라고 전세계에 동시 발표했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로 '일어나 비추어라(이사야서 60장1절)'를 주제로 이뤄진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84년 한국천주교 200주년 및 103위의 시성식을 거행한 첫번째 방한, 1989년 제44차 세계성체대회에 즈음한 두번째 방한에 이어 25년 만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대회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아시아 대륙의 신자들을 폭넓게 만나 함께 기도하며 영적으로 동반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교황께서 오는 8월13일부터 17일까지 대전교구(대전·충남)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고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도 집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아시아의 여러 교회 중 분단된 한국의 교회를 제일 먼저 찾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며 아시아의 청년들과 함께 기도하기를 원한 것"이라며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복자의 반열에 올려 공적으로 경배하며 오늘의 시대에 그 믿음과 봉헌을 계승하며 살아가도록 촉구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방한은 무엇보다 '아시아청년대회'를 격려하는 의미가 크다. 8월13~17일 대전교구(대전·충남)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는 지난해 7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와 궤를 같이하는 아시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집회로 여러 국가의 가톨릭 청년과 주교단이 모이는 국제행사다. 교황은 아시아 젊은이들과 만나고 미사도 봉헌한다. 또 청주교구에서 운영하는 장애인·행려인 공동체인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아동 등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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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황의 한국 방문은 한국 가톨릭 교회에도 의미가 각별하다.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와 124위 순교자 시복식이 열리는 해일 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사목회(사제모임) 30주년이자 103위 순교 성인(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시성 30주년이기도 하다.

'교회 통계 연감 2011'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 수는 522만명. 세계 228개국 중 47번째, 아시아에서 5번째로 신자가 많다. 상위 4개국(필리핀·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은 서구 열강의 지배를 통해 그리스도교 문화를 수입했다. 반면 한국은 진리에 목마른 지식인들이 중국에서 예수회 선교사 마태오 리치의 "천주실의"를 접하고 자발적으로 교리연구를 시작했고 평신도의 힘으로 교회 공동체를 열었으며 10년 후에 성직자를 영입했다. 이렇게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인 교회'는 세계 교회 역사상 유일한 경우다.

평신도의 자발적 노력과 선교사들의 아낌 없는 희생으로 자라난 한국 가톨릭 교회는 이제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2012년 말 현재 한국 가톨릭 교회는 전세계에 선교사 967명을 파견하고 있다. 그들은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표방한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 한국 카리타스, 교황청전교기구 등의 교회 기구들을 통해 해외 원조와 사회 개발사업, 선교지역에 대한 영적·재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시복·시성

시복(諡福)은 가톨릭 교회가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이에 대해 공경하는 복자(福者)로 선포해 그 칭호를 허가하는 교황의 공식 선언이다. 복자는 성인 이전 단계. 성인 품에 올리는 것은 시성(諡聖)이라 한다.

시복 후보자는 우선 해당 지역의 관할 교구장이 선정·검토하고 대교구에서 이를 확정해 교황청 시성성에 보내고 이를 재판 형식으로 검증해 최종 확정하게 된다.

교황청은 지난달 8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시복 결정을 내렸다. 이는 한국 천주교계에 지난 1984년 103위 시성에 이은 30여년 만의 경사다. 이번 124위의 순교자들은 신해박해(1791년)부터 병인박해까지 순교한 천주교 초기 신자들로 첫 대규모 박해로 기록되는 신유박해(1801년) 순교자가 53위로 가장 많다. 또 기해박해(1839년) 전후 37위, 병인박해(1866년) 20위, 신유박해 이전 순교자 14위도 포함됐다. 이중 윤지충과 권상연은 이종사촌 간으로 1790년 베이징의 구베아 주교가 조선교회 제사 금지령을 내리자 신주를 불사르고 모친상을 천주교식으로 치렀다. 이후 조정에서 체포령을 내리자 두 사람이 자수해 참수당했다. 또 조선에 입국한 첫 성직자인 중국인 신부 주문모는 구베아 주교에 의해 1794년 조선에 파견돼 성사 집전 6년 만에 신자 1만명을 모았다. 1801년 신유박해 때 귀국을 결심했지만 순교하기로 마음먹고 자수해 처형당했다. 다산 정약용의 동생인 정약종은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 2권을 집필·보급했고 평신도 단체 '명도회'의 초대 회장을 지냈고 1801년 순교했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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