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민국 상생컨퍼런스] LS그룹

구자열(앞줄 왼쪽 네번째) LS전선 회장이 2009년 10월 안양 LS타워에서 열린'LS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 선포식' 에서 협력사 대표들과 손을 맞잡고 상생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구자홍 회장

전형적인 기업간거래(B2B) 기업인 LS그룹의 조직 문화는 '정적'(靜的)인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채택된 신 경영이념 'LS파트너십'을 계기로 협력사간 동반성장이나 소외계층 및 지역사회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은 눈에 띄게 '동적'(動的)이다.

"정도경영을 통해 동반성장을 도모하자"는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철학에 맞춰 LS 각 계열사는 조직적으로 상생펀드 마련, 기술 전수, 인센티브 제공, 설비 공유 등 협력업체와의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그룹 내 사회공헌 TF팀도 꾸려 지역사회 지원활동과 베트남, 중국 등 글로벌 지원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상생펀드에서 경영혁신까지…"지원에 금역(禁域) 없다"=핵심 계열사인 LS전선이 운영하는 협력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다. 금융지원을 비롯해 ▦대금지급 조건 개선 ▦기술(개발)지원 및 보호 ▦인력ㆍ교육ㆍ훈련 지원 ▦경영 노하우 지원 ▦전담부서 설치 운영 ▦2차 협력사 지원업체 인센티브 제공 등 거의 모든 부분을 망라하고 있다.

금융부문의 경우 상생펀드 등 2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직간접적으로 협력업체에게 지원하고 있다. 기술부문은 협력업체와 20여건의 공동기술 개발 및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필요에 따라 LS전선이 보유한 특허도 공유하고 있다.

또 '큐파트너'제도를 통해 정기적으로 우수 협력사를 선발해 임직원에게 해외연수 및 경영컨설팅을 제공하한다. 윤리경영ㆍ경영혁신ㆍ6시그마 등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업계 최초로 '인터넷 구매시스템'을 도입했고, 납품대금을 빠르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전자결제시스템'도 채택했다.

LS전선측은 "ISO 인증비용 지원, 해외 법인을 통한 글로벌마케팅 지원, 윤리사무국ㆍ사이버 신문고 운영, 채용박람회 지원, 제안제도 운영 등을 통해 협력사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협력사 지원을 위한 전담부서도 운영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LS산전은 협력회사의 체질 개선을 위한 경영혁신과 공동연구를 통한 핵심기술 역량 확보에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약점과 대리점에 경영노하우를 지도하는'ACE(Activity Challenge Excellent'활동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파트너 혁신 프로그램인 ACE는 협력회사평가시스템과 품질경영시스템 평가를 통해 협력회사를 6개 등급으로 나눠 차별화된 지원제도를 펼치고 있다. 또 공동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동시에 협력사 직원을 위한 파견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증기'까지 나눠 쓴다…새로운 상생경영 모델 제시= LS니꼬동제련은 주력 제품인 전기동 생산 과정 중 제련 및 황산공장에서 발생하는 열(증기)을 온산공단 내 다른 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절감과 수익창출뿐만 아니라 친환경 경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경영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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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니꼬동제련 공정 중 발생하는 열의 양은 연간 약 144만톤. 이 중 72만톤은 공장 내 열 및 전기에너지로 재활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열로 재가공해 인근에 위치한 에쓰오일, 한국제지, 중소업체 등에 제공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은 200억원을 투자해 잉여의 열을 사용 가능한 증기로 생산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마쳤고, 열 공급을 위해 7Km에 달하는 증기공급관까지 설치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벙커씨유보다 증기 사용이 비용이나 환경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해 업체들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LS엠트론은 중소기업청,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200억원의 연구개발(R&D) 펀드를 조성해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 사업은 LS엠트론이 국산화 과제를 기획해 공고하면 중소기업이 사업에 참여해 필요 자금을 펀드에서 지원받아 개발하고, 개발된 물품을 LS엠트론이 구매하는 대표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LS엠트론은 기술지원과 함께 자금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금지급조건을 개선해 2010년부터 100%의 현금성 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경영자금과 대출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전라북도ㆍ전북은행ㆍ기술보증기금과 함께 100억원 펀드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는 국민은행과 50억 규모의 신규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신용등급이 낮아 자체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협력사들을 위해 산업은행과 함께 국내 최초로 동반성장 채권(P-CBO) 950억원을 발행해 협력업체 지원의 모범사례로 집중 조명받았다.






"열린 마음으로 함께 성장" LS파트너십 강조

LS그룹 동반성장의 근간인 'LS파트너십'은 지난해 구자홍(사진) 회장이 발표한 새로운 경영철학이다. 구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LS정신이 필요하다고 판단, 1년여간 임직원과 경영진의 논의를 거쳐 'LS파트너십'을 만들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신년하례식에서 'LS파트너십'선포식을 갖고 "LS파트너십은 존중과 배려, 신뢰를 기반으로 주인의식을 가진 인재들이 함께 탁월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며 열린 마음으로 협력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LS파트너십을 전 임직원들이 공유하고 함께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기업의 책임적 책임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를 맞아 성장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사회의 진정한 공생 발전을 정도 경영을 통해 도모해 나가자는 것이다. LS그룹의 한 관계자는 "LS파트너십은 사업과 성과, 고객과 사회, 임직원과 주주 차원에서 미래 변화방향과 성공 키워드로 공통적으로 함축한 사상"이라고 설명했다.

LS파트너십 선포 이후 구 회장은 틈나는 대로 LS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사적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초 신임 임원과의 만찬 자리에서 "기업이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과정이 좋지 않거나 비윤리적이어서는 안 된다"며 "가족, 친구, 지역사회 모두가 우리의 소중한 파트너임을 가슴에 새겨 더 큰 가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어"신임 임원들이 새로운 경영철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체화해 최일선에서 LS파트너십의 실천 주체가 돼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고 구 회장이 그리는 동반성장의 모습이 거창한 게 아니다. 오히려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구 회장은 평소"LS의 상생과 사회공헌 활동은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며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거창하게 홍보하기 위한 포장된 활동이 아닌 작지만 의미있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협력사가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혁신 활동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게 바로 구 회장의 동반성장 지론이다.




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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