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성폭력 예방, 우리 모두의 몫


'우리가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지 않고 학습하지 않을 때, 우리의 아동은 위험에 처하게 되고 가해자는 위협을 가할 것이다. 가해자는 우리가 혼란스러워하고, 침묵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기를 바란다.'

책상 한 켠에 있는 '아동성폭력 예방교육 실천 매뉴얼'책자를 꺼내 들었다. 최근의 잔혹한 사건들이 머리를 스친다.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러나 이 시간에도 어딘가에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이 짧은 시간도 사치스럽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많은 병리적 현상들과 그 속에서 왜곡돼 가는 성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우리가 고쳐야 할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는 생각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음란과 퇴폐를 조장하는 유해 환경과 문화가 너무도 많다. 음란물과 폭력적 게임을 비롯해 주택가와 학교 인근을 가리지 않고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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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유해 환경을 개선하는 일, 유해 환경 속에서도 절제능력을 키워 건전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교육이 인식을 바꾸고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속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교육, 상대방도 나처럼 소중한 인격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이 꾸준히 이뤄질 때, 우리 사회는 밝아지지 않을까.

여성가족부는 현재 전국의 41개 청소년성문화센터와 학교에서 하고 있는 성폭력 예방교육과 인권교육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금도 몸과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들이 안정을 되찾고 회복할 수 있도록 상담ㆍ의료ㆍ법률 지원 등 정책을 보다 강화해나가겠다.

그 밖에도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보다 많은 국민들이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성범죄자 취업 제한 시설 확대 등 개선방안들이 잘 준비되도록 하겠다. 또한 유관 기관이 펼치는 모든 서비스가 적시에 지원되는 유기적 체계에 빈틈은 없는지 돌아보겠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미래가 성폭력에 짓밟히는 일은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그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글 첫머리에 언급한 예방교육 매뉴얼의 문구처럼 우리 모두가 성폭력을 이야기하고 안전을 함께 지켜가야 한다. 성폭력 예방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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