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경매 아파트의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낙찰가율)이 이례적으로 7개월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 분양시장에 이어 경매시장까지 활황세를 보이면서 대구 집값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대구 경매 아파트(주상복합 제외)의 낙찰가율은 101.3%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100%를 돌파한 후 이례적으로 7개월 연속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 주택시장은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 중에서도 가장 분위기가 뜨거운 곳이다. 올해 분양에 나섰던 대구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12.5대1로 지방 평균인 5.7대1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한때 2만가구를 넘었던 미분양 아파트도 500여가구로 줄었을 만큼 집을 사려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구 경매시장에서 100%가 넘는 낙찰가율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호황세로 꾸준히 집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구였다. 올해도 1·4분기에만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1.9% 올랐다.
더욱이 그동안 수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공급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기존 주택 거래시장에서 물건을 찾지 못한 이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달 대구 아파트의 입찰경쟁률은 평균 10.97대1에 달했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물건을 찾을 수가 없거나 감정가격보다 미래가치가 높을 경우 경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설 수 있다"며 "특히 통상 입찰 6개월 정도 전에 감정가가 결정되는데 집값 오름세가 가팔라 시세가 이를 앞지를 경우에도 낙찰가율이 100%를 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택 거래시장과 분양시장에 이어 경매시장에서도 이 같은 '사자'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집값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호황을 틈타 대거 분양된 아파트 단지들이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하면서 집값이 갑자기 내려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4,529가구에 불과했던 대구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9,161가구까지 늘었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오는 2015년 1만2,294가구, 2016년에는 1만7,307가구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대구 주택시장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가 늘어나면서 재고시장이나 분양시장·경매시장 모두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것까지 감안하면 투기수요 때문에 일어난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