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경제활동참가율에서 여성이 남성을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활약이 남성보다 두드러지는 여풍(女風)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30대가 되면 출산ㆍ육아 등의 이유로 여성의 경제활동률이 남성의 60% 수준으로 추락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9%로 20대 남성(62.6%)을 추월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ㆍ구직 노력 등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10년 전인 2002년에는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1.1%로 20대 남성(70.9%)보다 9.8%포인트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여성의 경쟁력이 나아진데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2009년 82.4%로 남성(81.6%)을 앞지른 후 4년째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대 여성의 자아실현 욕구가 강해져 결혼ㆍ출산을 미루면서 사회활동을 계속하는 것도 주요한 요인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30년 동안 여성의 경쟁력과 사회 참여에 대한 의식이 꾸준히 오른 것을 잘 보여주는 결과"라며 "서비스산업 비중 증가 등 산업 구조의 변화가 여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점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30대가 되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6.0%로 20대보다 5.1%포인트 낮았다. 3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93.3%)과는 무려 37.3%포인트 차이다.
3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02년 95.1%에서 지난해 93.3%로 약간 하락하는 동안 여성은 54.6%에서 56.0%로 상승했는데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대와 달리 30대 여성은 출산ㆍ육아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되면서 경제활동 참여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30대의 경력 단절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짐에 따라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49.9%로 남성(73.3%)에 한참 못 미친다. 전체 여성의 임금도 2011년 기준 월 154만8,000원으로 남성(244만4,000원)의 63.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의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육 시스템을 촘촘히 짜고 출산휴가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문성을 갖춘 여성 인력이 출산과 육아 때문에 원래 하던 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해"라며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보육 시스템을 확충해 여성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