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정, 외부감사인 수주전서 두각 '새정부 덕' 보나

윤영각회장 인수위 고문 활약<br>현대重·포스코·LPL등 대어급 삼일·안진등 제치고 고객확보<br>회계법인시장 '태풍의 눈' 으로…올해 랭킹 2위로 도약 확실시


삼정회계법인이 치열한 외부감사법인 쟁탈경쟁에서 잇달아 대어(大魚)를 낚아내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정은 현대중공업ㆍ포스코ㆍLG필립스LCD 등 굵직한 대기업들을 잇달아 고객으로 확보한 데 힘입어 업계 3위에서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외부감사인 임기가 만료되는 기업은 삼성전자ㆍ포스코ㆍ현대중공업ㆍ신한지주ㆍ현대차ㆍLG필립스LCDㆍ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 가운데 6곳을 비롯해 모두 400여개에 달한다. 6년 주기로 외부감사인을 바꾸도록 한 ‘회계법인 교체제도’가 시행된 후 올해 교체시점이 한꺼번에 몰렸다. 삼일ㆍ안진ㆍ삼정ㆍ한영 등 빅4가 치열한 수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삼정은 현대중공업 등 굵직한 대기업들을 잇달아 고객으로 확보했다. 한 대형 회계법인의 파트너는 “현대중공업을 두고 삼정ㆍ삼일ㆍ한영 등이 필사적인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삼정으로 기울었다”며 “포스코와 LG필립스LCD까지 삼정으로 가닥이 잡히는 등 삼정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회계법인 대표도 “대형 기업은 회계감사가 문제가 아니라 컨설팅ㆍ세무 등 부수입이 수십억원에 이른다”며 “전사적으로 사활을 걸고 뛰고 있지만 삼정에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삼정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윤영각 삼정KPMG 회장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가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고문으로 활동함에 따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빅4들의 고객확보는 네트워크 싸움”이라며 “회계법인들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고문을 수십명씩 영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런던ㆍ뉴욕ㆍ룩셈부르크 등 해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예외를 인정받아 감사인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포스코나 LG필립스LCD 등은 교체의무가 없는데도 바꾸는 셈이다.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삼정이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회계연도에서 삼일은 3,318억원 매출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고, 안진은 1,710억원, 삼정과 한영이 각각 1,193억원과 1,10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올 연말에는 안진과 삼정의 순서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진이 담당하던 현대중공업과 삼일이 감사를 맡은 LG필립스LCDㆍ포스코 등 3곳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60조원이 넘는다. 또 올해 감사인 계약기간이 끝나는 기업은 삼일이 100개, 안진 60개, 삼정 20개 안팎으로 삼정이 가장 적어 경쟁사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한편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외부감사인 계약이 만료돼 변경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특검 등을 고려해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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