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관망하는 증시…'이벤트의 날'에도 무덤덤

근래 보기드문 '이벤트의 날'로 평가되던 9일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무거운 관망세속에 지루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뚜렷한 펀더멘털 개선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에서 '기대감' 하나로 숨가쁘게 달려온 증시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과 콜금리 동결 발표에도 별다른 반응없이 개장초반부터 5,6차례 등락만을 반복할 뿐,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 콜금리 동결에도 "연내 한 번 더" 기대 지난달 전격적 콜금리 인하로 증시 속등과 '전방위 부양' 기대감에 촉발했던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일축 보고서를 내놔 시장의 기대감을 크게 부추겼지만 정작 콜금리는 동결했다. 콜금리 동결소식이 전해진 직후 오전에만 3,4 차례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던 종합주가지수는 2∼3분만에 7포인트 가까이 빠지기도 했지만 곧바로 프로그램 매매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어더니 오후들어 오름세로 돌아서는 양상이었다. 특히 UBS가 아시아권에서 호주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한국과 대만의 비중을 1%높인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이어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UBS창구에서 매수가 늘어난 점이 지수반등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또 이날 콜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내 추가인하"에 대한기대가 압도적 상황이란 점도 콜금리 동결이 지수를 약세로 돌려놓지 못하는 배경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부양의지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내수경기 회복속도가 늦고 수출 증가세가떨어지면 금융당국이 콜금리를 연내 한 번 더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며 "정부의 부양의지를 볼 때 이달은 동결됐지만 '10월 인하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 '조용한 세 마녀의 날'..후폭풍 우려속 상승기대는 약해져 지수 선물과 옵션 동시 만기일인 이날 콜금리 동결 발표에도 불구하고 선물 및옵션 가격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발표 시점에서 다소 선물가격이 하락했지만 곧바로 반등했고 오히려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차근월물인 12월 선물가격과 KOSPI200 지수와의 베이시스가 콜금리 발표이전의 -0.20대에서 -0.10수준으로 좁혀진 상태고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선물.옵션전문가들은 대체로 콜금리 동결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동원증권 서동필 책임연구원은 "영향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특히 오늘이 만기일이어서 혹시 있을수도 있는 영향이 최소화됐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투자자들이 지루한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장 막바지에 다가갈수록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며 특히 장 종료시 차익거래에서 매도 우위가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동양종금증권 장지현 연구원은 "만약 베이시스가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대신 선물 9월물과 12월물간의 스프레드가 확연히 약세를 보일 경우 장중 차익매수가 들어왔다가 장이 끝나면서 청산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매물 부담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콜금리 동결과 함께 많은 차익거래가 청산되지 않고 이월되면서 추후 시장의 상승 에너지도 소멸된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투자증권 황팀장은 "시장에서 차익거래 청산을 놓고 묘한 심리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며 "소폭의 프로그램 매수우위가 예상되나 매수 기대감은 많이 누그러지면서 상승 에너지도 약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위원도 "주요 이벤트들이 지나가면 그간이 단기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것"이라며 "시장이 단기간의 조정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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