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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조건 없는 장기거주… 단지 시설도 민영 못지않아
"정책 장점에 수요자 몰려"
용적률 확대 등 지원책에 건설사 참여도 점점 늘어
"임대료만 적정수준 유지땐 향후 물량 성공 이어갈 것"
대림 위례신도시 360가구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의 첫 번째 사업 단지인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도화'가 기록한 청약경쟁률은 평균 5.5대1.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업계로부터 "뉴스테이 사업의 첫 테이프를 성공적으로 끊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 도화지구 5·6-1블록에 공급된 이 단지는 2,10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258명이 몰렸다. 5.5대1이라는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 1년 동안 인천에 공급된 주택의 평균 청약경쟁률(2.6대1)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임대료는 전용 59㎡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3만원, 84㎡는 보증금 6,500만원에 월세 55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연 임대료 상승률을 3%로 제한하고 보증금을 높이면 월세를 낮춰주는 등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단지 시설 자체를 e편한세상 브랜드의 품질에 맞게 만든 것도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끈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테이는 계속되는 저금리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안심하고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주택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만들어졌다.
뉴스테이(New Stay) 정책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중산층을 위한 주거혁신'이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중산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된 목적을 둔다.
지난 1월 정부가 뉴스테이 정책을 발표한 이후 높은 임대료와 사업자에 대한 혜택 등의 논란으로 사업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이번 도화지구의 성공이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역시 임대료 수준이다. 도화지구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가 인기를 끈 요인이었던 만큼 앞으로 공급이 예정된 단지들도 결국 임대료가 승패를 가룰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재언 KDB대우증권 부동산·세무팀장은 "임대주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낮은 임대료와 적절한 입지"라며 "앞으로 예정된 뉴스테이 사업도 결국 이 두 가지가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뉴스테이 1호 사업을 통해 시장의 수요가 증명되면서 뉴스테이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수익성이 낮은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은 저조한 편이었다. 하지만 공공택지의 일정 비율을 뉴스테이 사업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뉴스테이 촉진지구 내에서 용적률과 건폐율을 법정 상한까지 올릴 수 있게 하는 등 정부의 지원책이 잇따르면서 뉴스테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화성 동탄2신도시와 충북혁신도시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유토지 2개 필지에 대한 뉴스테이 2차 민간사업자 공모에는 롯데건설과 우미건설 컨소시엄, 범양건영 컨소시엄, 서희건설 컨소시엄 등이 참여해 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차 공모 당시의 경쟁률(1.7대1)을 뛰어넘었다.
◇뉴스테이 인기 요인=도화지구에서 뉴스테이 1호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뉴스테이의 장점들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의 주택 브랜드인 'e편한세상'의 높은 품질이 그대로 적용된데다 임대료 인상률을 연간 3%로 제한해 임대료 부담이 줄어든 덕분에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보증금을 올리면 월 임대료가 줄어들어 월세 부담이 작아진 것도 소비자들을 끌어들인 주된 요소였다.
기존에 선보였던 임대주택과 달리 뉴스테이는 중산층을 주 입주 대상으로 삼아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하고 입지나 단지 내 시설 등도 민영 아파트에 뒤지지 않게 만들어진다는 차이가 있다.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정책이기 때문에 입주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많다.
먼저 연간 임대료 상승률이 5% 이내인 주택에서 8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입주하기 위한 특별한 청약조건이 없고 집주인의 눈치 없이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뉴스테이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혜택들에도 불구하고 처음 뉴스테이 정책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성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이 많았다. 연간 임대료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예정된 임대료가 주변 민영 아파트 단지의 시세와 큰 차이가 없어 고가 임대주택이라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주는 혜택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일었다. 국가·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사의 택지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촉진지구를 지정할 권한까지 주는 것이 특혜라는 이유에서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4~5일 인천 도화지구에서 대림산업이 선보인 뉴스테이 1호 사업 'e편한세상 도화'는 평균 5.5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전문위원은 "뉴스테이에 대한 일부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도화지구에서 첫 시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은 주택 수요자들에게 뉴스테이의 장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온 덕분"이라며 "앞으로 예정돼 있는 뉴스테이 물량들도 임대료만 적정 수준으로 공급된다면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 올리는 뉴스테이=도화지구의 뉴스테이 사업 성공에 자극을 받은 듯 대림산업과 함께 민간제안형 뉴스테이 시범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과 1차 공모 당시 선정된 업체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서울 도심과 경기 수원,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4,000여 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대림산업과 함께 민간제안형 뉴스테이 시범사업을 시작했던 한화건설은 다음달 전용면적 59~84㎡ 2,400가구를 경기 수원 권선동에 공급한다. 보증금 3,000만~6,000만원에 월 임대료는 70만~80만원 수준으로 예정돼 있다.
같은 달 서울 도심에서도 뉴스테이 공급이 이어진다. 7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뉴스테이 시공자로 선정된 KCC건설은 10월 도시형생활주택 293가구를 매입해 전용면적 29~44㎡ 규모의 뉴스테이로 공급할 전망이다.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11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1월에는 도화지구 뉴스테이 공급을 성공적으로 이끈 대림산업이 위례신도시에서 다시 한 번 뉴스테이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전용면적 84㎡ 규모에 테라스를 갖춘 360가구로 구성된다.
대우건설도 12월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 뉴스테이 '행복마을 푸르지오'를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20층에 전용면적 59~84㎡ 1,135가구 규모다.
월세 세액공제로 임대료 낮춰 33만원이면 3만3000원 '뚝' 정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