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납품비리' 현대車노조 집행부 사퇴

도덕성 치명상…강경노선 바뀌나…주력노조 기반 무너진 민노총도 큰 타격<br>조합원들 "13억 날린게 실수라니…" 분노

13일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 구내 식당에 ‘금품수수, 향응제공은 사실이 아니며 끝까지 책임지는 집행부로 남겠다’는 내용의 노조 소식지가 배포된 가운데 근로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납품비리' 현대車노조 집행부 사퇴 도덕성 치명상…강경노선 바뀌나'강성' 1세대 현장노동가들 퇴장 불가피'뉴라이트' 등 실리성향 조직 급부상할듯 울산=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13일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 구내 식당에 ‘금품수수, 향응제공은 사실이 아니며 끝까지 책임지는 집행부로 남겠다’는 내용의 노조 소식지가 배포된 가운데 근로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대 집행부의 중도 하차를 계기로 노조원 모두 스스로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민주노총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해 채용비리 사건에 이어 노조 핵심간부의 기념품 납품비리로 결국 집행부 중도 퇴진 사태를 맞게 되자 4만2,000여 조합원 전체가 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기념품 납품비리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강경일변도의 노동운동이 벽에 부딪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국내 최대 조합원을 보유한 단일 노조를 기치로 민주노총의 각종 파업 때 선봉에 서는 등 국내 노동계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채용비리로 현장 대의원 10여명이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에는 현 노조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총무실장이 기념품 사기 사건에 직접 연루됨으로써 그간 노조의 최대 무기였던 도덕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치명상을 안게 됐다. 이 때문에 노조는 앞으로 조합원들을 파업으로 이끌고 갈 명분과 모멘텀을 상실함으로써 민주노총은 물론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조차 더 이상 강경 노동운동을 주도할 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이 같은 상황변화는 앞으로 새 노조 집행부의 성향에도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노조 집행부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강성노조 집행부에서 활동해온 박 위원장의 퇴진을 끝으로 1세대 현장 노동가로 분류되는 강성조직도 함께 퇴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현대차 노조 내에는 10여개의 현장조직들이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줄곧 노조위원장에는 86년 노조설립 이후 강성운동을 주도해온 몇몇 현장조직들이 위원장 계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비주류로 분류되던 실리성향의 현장조직들이 노조원들 사이에 급격히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50여명으로 조직을 결성한 노조 내 '뉴라이트 연합'도 강성 일변도의 현 집행부에 등을 돌리는 조합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획득, 노조 내의 강력한 현장세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12/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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