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부실리스사정리 `모럴 해저드'

개발리스와 기은리스에 이어 한미리스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리스사 워크아웃이 줄 이을 전망이다.특히 한미리스가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은행 계열의 리스사들도 일제히 워크아웃 검토에 착수, 은행권이 부실 자회사 처리를 워크아웃이라는 시스템에 떠넘기려는 양상이 불거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이 제시하는 방안은 사적 워크아웃으로, 공적 워크아웃을 신청한 개발리스나 기은리스와는 달리 주요 채권기관만의 합의를 통해 약식으로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자는 것. 채권비율에서 소수인 종금사와 외국 금융기관을 배제한 채 은행권과 투신사만으로 워크아웃을 결정, 손실을 분담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초우량 은행들이 스스로 자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은 채 다른 금융기관에 손실을 분담시키겠다는 것은 손 안대고 코를 풀려는 속셈』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기업들의 설비수요에 편승, 산하에 리스사를 경쟁적으로 설립해 과당경쟁을 벌여왔으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계열 리스사가 어려움을 겪자 외면해왔다. 리스사들이 모두 워크아웃 적용을 받으면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은행들이 손실을 분담하게 되므로 결국 그만큼 국민 세금이 축나는 셈이다. 한 종금사 관계자는 『리스사들의 사적 워크아웃이 속출하게 되면 은행들끼리 바터 형태로 손실을 나누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신사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워크아웃을 무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리스사들의 향방을 지켜본 뒤 입장을 정하겠지만, 대주주가 책임은 지지 않고 워크아웃에 편승을 시도하는 모럴 해저드가 나타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관련기사



한상복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