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경제동향설명회] '섣부른 부양책보다 변화에 순응'

하반기 회복대비 구조조정등 기초체력 다지기정부의 경제대응전략이 '파도타기'로 모아지고 있다. 출렁이는 세계경제의 흐름에 순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섣부른 경기부양책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경기부양책 없다 진념 경제부총리는 개방화, 정보화의 영향으로 국내 경제가 세계경제로 통합돼 가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은 있을 수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효과도 없고 작동도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는 경기부양 요구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정부의 대응전략은 제한적 경기조절정책을 유지하면서 기초체질과 위기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세계경제가 같은 방향으로 출렁이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노선을 고집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정책의 기본 방향이 대외 위험요인을 자체 흡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대외경제정보를 신속하게 수집ㆍ분석ㆍ전달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외환보유고 확충, 선물환시장 활용을 통해 외부 충격을 완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진 부총리는 지난 7일 청와대 경제장관회의에서 밝힌대로 다음달까지는 경제동향을 면밀하게 살핀 후 6월께 종합경제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는 대신 상반기중에는 구조조정, 설비투자,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등 국내 경제의 기초체질 강화에 주력해 하반기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출렁이는 세계경제 정부가 경제정책의 독자노선을 고집할 수 없는 것은 최근 세계경제가 지나치게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진 부총리는 이날 세계경제가 굉장히 불안하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세계 주요국가의 경기둔화와 재고조정이 즉시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주식ㆍ외환시장의 변동도 실시간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정부자료에 따르면 최근 미국경제는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하락세가 전통제조업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고용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또 미국의 대표적 경기예측지수인 NAPM제조업지수는 지난 3월 43.1로 하강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지난 9일 의회에 제출한 2002년 예산안에서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지만 민간연구기관들은 1%대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디플레압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수와 수출이 동반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체감경기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기관들 경제성장률 일제히 하향조정 국내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주요 경제기관 및 국책연구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올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책연구소인 산업연구원(KIET)도 12일 성장률을 내렸다. KIET는 당초 올해 5.9%의 국내총생산(GDP)의 성장을 전망했지만 4.3%로 무려 1.6%포인트를 내렸다. KIET는 미일 경기의 침체로 올 수출이 예상치인 1,946억달러보다 120억달러가 줄어든 1,82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의 수출증가율은 4.5%에 그치고 하반기에는 7.3%로 약간 늘 것이란 전망이다. KIET는 또 설비투자 감소 등 국내경기 둔화, 유가하락 등으로 인해 수입도 지난 해에 34%까지 늘었던 것이 올해에는 7.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당초 전망치 87억달러에서 107억달러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초 5%대의 GDP 성장률을 전망했던 국내 주요기관들 역시 최근 4%대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4%내외, 한국개발연구원은 4%대중반, 삼성경제연구소는 4.5%, LG경제연구소는 4.8%로 내려잡았다. 박동석기자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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