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해외직접투자 증가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OFDI) 규모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앞지른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조업 해외진출로 매년 34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기회가 사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급등하는 인건비, 강한 노동조합, 좁은 내수시장 등의 이유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보면 한국의 OFDI 규모는 1991년 33억3,000만달러에서 2013년 2,190억5,000만달러로 20여년 사이 70배 폭증했다.
세부적으로는 투자 지역이 다변화됐다. 미국과 중국 등 아시아·북미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은 1991~2005년 72.2%에 달했지만 2006~2014년 64.6%로 줄어들었다. 반면 유럽·중남미·대양주는 26.1%에서 32.4%로 커졌다. 투자목적도 '수출촉진'이 1991~2005년에는 39.1%에 이르렀으나 이후 13.3%로 내려앉은 데 반해 '현지시장진출'은 15.9%에서 41.8%로 2배 이상 늘었다.
임희정 연구위원은 "해외 현지시장이나 제3국 진출을 위한 투자는 늘어나는 데 반해 국내 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국내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해외투자액 가운데 연간 34억달러 정도를 국내로 'U턴'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개성공단과 경제자유지역을 'U턴 특구'로 활용하는 방안,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선진국의 기술과 판매망을 확보하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