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 업계를 중심으로 한 산업리스금융 시장이 경기 호전에 힘입어 꿈틀대고 있다. 캐피털사들의 산업리스 판매실적이 최근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는가 하면 리스를 받은 기업들의 연체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는 중소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설비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향후 경기회복의 전조가 될지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효성ㆍKTㆍ두산ㆍ씨티캐피탈ㆍ현대커머셜 등 주요 여신전문 금융기관들의 기계 및 건설장비 리스 매출이 지난 3월부터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 특히 현대커머셜은 올 3~5월 중 트럭과 건설중장비 리스 실적이 각각 980억원과 335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10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화물연대 파업과 유가폭등으로 관련 부문 리스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것에 따른 상대적인 반등효과 탓이기도 하지만 추세적으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이 회사 측 설명이다. 케이티캐피탈의 경우 산업기계ㆍ건설장비 리스 연체율이 2월 2~3%선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1% 후반선까지 떨어졌다. 또 3~5월 중 소형건설기계(굴착기ㆍ포클레인 등) 리스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으로 올라왔고 공작기계 부문 리스는 50%선까지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케이티캐피탈은 연내에 총 1조원 규모 자금을 산업리스 부문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중모 케이티캐피탈 전략기획실장은 "신용등급 A- 등급 이상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영업해도 예년 수준의 리스 판매 실적을 회복할 정도로 시장상황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효성캐피탈은 지난해 말 금융위기 이후 거의 휴면상태였던 공작기계 리스 부문에서 3~5월 중 매월 50억~60억원씩의 매출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의 30%선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던 공작기계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상철 효성캐피탈 기계영업본부장은 "정부의 재정정책 효과와 현대자동차의 신형엔진 개발과 같은 일부 대기업의 설비부문 호재에 힘입어 건설ㆍ제조 분야의 설비 수요가 증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캐피탈사들의 자금조달 금리가 최근 하락하고 있는 점도 산업리스 영업 강화에 한 몫하고 있다. 올해 초 3년만기 이표채 기준으로 7~9%선까지 올랐던 주요 캐피털사들의 금융기관채권 발행금리는 최근 5~6%선까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