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21일 국정과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지역공약은 제외했다. 해당 부처에서 장기과제로 추진한다는 설명이지만 일단 우선 순위에서 배제된 셈이다.
각 지역별 주요 공약을 보면 ▦동남권 신공항 건설(부산) ▦국가첨단의료 허브구축(대구)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광주)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건설(경기) ▦동해안 고속도로망 구축(경북) ▦항공산업 국가공단 조성(경남) ▦보령ㆍ울진 고속도로 건설(대전ㆍ충남) ▦새만금ㆍ남원 국도 건설(전북)등이 있다.
지역공약은 막대한 예산이 들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치적 요구에 의한 대형 건설프로젝트가 많아 실행에 어려움이 예고된다. 이 가운데는 과거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후보들이 약속했다 예산 부족으로 장기 지연된 과제도 상당수다.
박 대통령은 2010년‘세종시 원안 고수’로 지역균형 의지를 국민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러나 대선에서는 개별적인 지역 공약만 있을 뿐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큰 그림이 뚜렷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대선 기간 다른 공약과 달리 지역 공약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예산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선 캠프 차원의 추계치는 있으나 실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기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간 동안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사업 목록을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사업을 추가 요청했기 때문에 다 받아들인다면 예산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인수위는 지역공약에 대해 새정부가 들어서면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쳐 시행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산투입 대비 효과를 따지는 사업타당성 조사는 예산 500억원이 넘는 모든 정부 추진 사업에 적용해야 한다.
다만 이 기준을 액면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인구가 적은 지방의 상당수 건설ㆍ토목 공약은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효율성과 지역균형을 두루 갖출 수정안이 필요한 셈이다.
한편 이명박 정부에서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 갈등을 불러온 신공항은 이번 대선 공약집과 이를 조정한 국정과제 로드맵에 빠져 있다. 박 당선인은 공정한 조사를 거쳐 선정한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예민해진 지역 민심은 “뒷통수 맞은 기분”(22일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