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27일 역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 발행을 통해 1,500억위안(약 27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전날에도 단기유동성조작(SLO)을 통해 6일물 단기자금 1,400억위안을 시장에 풀었다. 이틀간 2,900억위안(53조33억원)의 돈을 푼 셈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거액을 쏟아부었다. 역RP 발행으로 2,400억위안,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로 1,100억위안이 지원되면서 총 3,500억위안의 자금이 시장에 수혈됐다.
인민은행이 25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RRR)을 동시에 인하했음에도 또다시 시장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은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하가 시장 투자심리를 제대로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의 과감한 유동성 공급이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 증시는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하 다음날에도 1.27% 하락했지만 27일에는 5.34% 급등한 3083.59로 마감하며 3,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불신, 증시 폭락에 위안화 약세 전망까지 겹치면서 해외자본 유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낙관은 이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민은행의 퍼붓기식 유동성 공급이 투자심리에 역효과를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화권 매체는 "인민은행의 유동성이 일부 국유기업과 대기업에만 흘러간다는 루머가 정부대책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발전개혁위원회(NDRC)도 경제위기설 진화에 나서고 있다. NDRC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연속 "중국은 올해 7% 성장률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는 논조의 문장을 공개했다. NDRC는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책 효과 가시화 시기가 다소 늦춰진 것뿐"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부양책 효과로 서서히 경기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