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환 사장은 한마디로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다. 겉 모습을 보면 순수한 학자모습이지만 불모지인 선물업을 LG그룹에 도입해 정착시킬 만큼 추진력이 강하다. "상품 가격이 상승할 것에 대비해 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했을 때 미래 현물가격이 오르면 다행이지만 미래 현물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나면 관계사 임원의 눈초리가 매서웠습니다. 당시에는 선물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 손실만 나면 무조건 질책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박 사장은 이런 임직원들을 교육시켜 선물업을 본 궤도에 올려 놓았다.
물론 국채선물이 도입돼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파생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기업체 뿐만 아니라 금융업도 충분히 위험관리를 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임직원들에게 선물의 중요성을 알렸다.
박 사장의 인생철학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진인사대천명이란 말 그대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말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
또 LG투신 임직원들에게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운용회사 직원들은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운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선을 다함에 있어서도 성실과 정직을 추구한다. 편법보다는 정도를 걷고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안정적 수익을 추구해 고객 자산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자는 것이다.
박 사장은 학자풍의 모습과 달리 열렬한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초등학교ㆍ중학교 시절 교내 탁구선수를 지냈으며 릴레이ㆍ축구ㆍ농구 등도 즐긴다. 지금도 주말이면 아들과 농구를 하거나 산행을 함께 한다.
홍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