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원가우위만 보아도 그렇다. 기업이 그 동안 이해했던 원가우위는 같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서 남보다 싸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서 경매가 가능해 짐으로써 과거와 같이 단순한 원가우위만 가지고서는 경쟁이 어렵게 됐다. 예를 들어 스콧 블럼이 설립한 인터넷 사이트 「BUY. COM」에 들어가면 전자상거래를 통한 경매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소비자가 구입하고자 하는 물건이나 서비스와 함께 그것에 대해 얼마정도 지불하고 싶다는 정보를 입력하면 이 사이트에서는 소비자가 제시한 가격에 그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공급자를 찾아 준다. 또 다른 예로 「PRICELINE. COM」이라는 사이트는 고객이 여행할 행선지를 입력하고 이 여행을 위해 지불하고 싶은 가격을 제시하면 인터넷상에서 고객과 공급업자간의 가격협상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결국 소비자는 가상공간 속에서 수 많은 공급업자들과 접촉하면서 자기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가장 값싼 서비스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거래방법은 기업들에 과거와 같이 단순한 원가우위만 가지고서는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제는 한 지역이나 산업속에서 누릴 수 있는 원가우위가 아니라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면서 세계적인 원가우위를 구가할 수 있어야 한다.둘째로 차별화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모든기업의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므로 이젠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확실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는 미국의 델 컴퓨터 때문에 미국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었다. 델 컴퓨터가 고객이 주문한 컴퓨터를 40시간 이내에 배달을 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조립해서 배로 미국시장에 운송하는 방식으로는 운송비와 스피드 측면에서 델 컴퓨터와는 게임이 안되는 것이다. 그 대신 우리 조립업체들은 노트북 컴퓨터로 겨우 차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스피드·품질·원가측면 모두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셋째로 서비스 측면도 달라지고 있다. 공급자를 찾아 온 고객을 만족시키는 차원을 벗어나 이제는 고객이 오기 전에 그 고객의 욕구를 미리 파악,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상의 가상공간을 드나들다 보면 소비자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 관련된 정보를 자연히 노출시키게 마련이고, 이런 정보들을 축적한 각 사이트들은 고객의 있음직한 욕구를 미리 파악하여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 소비자 개인의 호기심·직업·소득 등을 기초로 자기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사이트와 품목으로 자동 클릭할 수 있게 장(場)을 제공하고 있다.
정보화와 네트워크화의 물결을 타고 기업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 남지 못하는 세상이 돼버린 것이다. 변화의 물결을 타야할건가, 말건가의 선택은 기업 스스로에 달려 있다. 세상이 그렇게 빨리 달라질까하는 의문을 갖고 변신을 늦추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벌써 뒤처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경영의 패러다임을 대담하게 바꾸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