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세아파트 품귀 '부르는게 값'

수도권 전세아파트 물량 품귀현상이 좀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은 아파트 단지 몇개를 통틀어도 물건이 없어 「호가=시세」로 이어지고, 그마다 전세집을 구하면 다행이다. 다만 워낙 많은 물량이 포진한 분당과 일산등 신도시에서만 아직까지 사정이 낫지만 가을이사철이 본격화되면 물건소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물건이 동나다시피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의 실태를 긴급 점검한다.◇서울강남=일선 중개업소들은 『전세아파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면서 연일 전세물량 확보를 위한 전쟁을 치르는 심정이라고 토로한다. 4,50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송파구 올림픽훼미리타운만 하더라도 현재 나와있는 전세물건은 10건 남짓. 이 단지주변에 있는 중개업소가 18곳임을 감안하면 두 업소중 한 곳은 전세물건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바람에 강남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가파르게 상승, 지난 4월 이후 한달 평균 1~3%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부동산업소들은 분석하고 있다. 반포 한신3차 33평형의 전세값은 지난 6월 9,000만~1억원선에서 한달보름사이에 1,000만원 이상 올랐다. 45평형은 2,000만원 정도 오른 1억8,500만원선. 반포의 건설공인 김석중(金石中)사장은 『올 여름처럼 전세물건이 부족하기는 처음』이라며 『내년 저밀도 재건축이 시작되면 집값·전세값 폭등현상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형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압구정동등 일부지역은 중소형 물건이 품귀까지는 초래되지 않은 상황. ◇서울강북=소형아파트가 밀집된 노원·도봉 지역의 20평형대 소형 전세아파트는 나오는 즉시 바로 현장에서 계약될 정도로 부족한 실정이다. 오는 9~10월께 결혼예정인 예비신혼부부들의 수요가 크게 몰리고 있기 때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의 경우 17평형의 전세값은 4,200만~4,500만원, 25평형이 5,000만~5,500만원선. 한달새 300만~700만원정도 올랐다. 노원역 인근의 주신부동산관계자는 『전세물건은 지난 봄에 비해 절반정도 줄어든 12건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상태라면 조만간 소진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체 4,300여가구인 동소문동 한신·한진단지의 경우 24평형은 아얘 전세물건이 하나도 없는 상태. 25평형의 전세값도 7,000만원선으로 지난달에 비해 500만원정도 올랐다. ◇신도시=올 봄부터 시작된 매물부족현상이 여름철까지 지속되면서 평형에 관계없이 전세값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당의 30평형대 아파트는 1억1,000만원선, 같은 평형대의 일산지역 아파트는 8,000만원선에 전세거래되고 있다. 이는 모두 한달새 1,000만원 이상 오른 값이다. 일산에서 전세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강촌마을의 경우 37평형등 일부 평형은 전세물건을 아예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전세부족현상은 중개업소의 거래건수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분당 푸른공인 김영준사장은『여름철 들어 전세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중개건수가 올봄의 50%수준인 월 2~3건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신도시라도 일산 호수마을, 분당 양지마을 등 인기지역에서 전세품귀가 그치고 있다는게 그나마 다행. 산본·중동·평촌 등에서는 적은 양이나마 매물이 꾸준히 나오는 편이다. ◇신도시외 수도권=용인지역의 경우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적잖은데도 전세수요가 워낙 밀리다보니 수지 1지구를 중심으로 가파른 가격 상승세다. 김포지역은 사우지구와 풍무리 일대 아파트 입주가 지난 5월 끝난 이후 전세물량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사우지구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영풍 31평형은 지난 6월말 4000만~4500만원 하던 전세가가 5,500만~6,500만원으로 뛰었다. 김포시 사우동의 세진부동산 하순옥 중개사는 『물건이 나오면 당일 계약하지 않으면 전세집 구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부동산팀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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