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일렉 독자생존 가능성

지난해 비디오콘과 매각협상 난항이후<br>채권단 '先 정상화-後 매각' 선회 조짐

매각을 추진 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채권단 사이에서 기존의 ‘선 매각 후 정상화’ 기조가 ‘선 정상화 후 매각’으로 선회,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일단 기업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단은 새로운 인수 후보가 나타나기 전까지 비디오콘 측과 대화를 계속할 방침이지만 적정 수준의 조건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독자생존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일렉의 비상경영계획ㆍ자금조달 등 독자생존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매각카드가 살아 있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먼저 회사를 정상화한 후 매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디오콘 측이 지나친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데다 신규로 투입되는 약 1,800억원도 구조조정 작업 등에 투입되면 채권단에 돌아오는 몫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국내 기업의 해외 매각에 대한 ‘기술유출’ ‘헐값매각’ 논란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비디오콘 측은 MOU에서 합의한 가격조정 폭 5%와 우발채무로 인한 조정 폭 8%를 합한 13% 수준의 가격 인하와 함께 채권단 여신의 상당 부분을 전환사채(CB)로 전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MOU 체결 당시 알려진 인수가격이 7억6,000만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1억달러 가까이 ‘할인’을 요구한 것이다. 대우일렉의 최대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관들은 이러한 비디오콘 측 요구안 수용에 부정적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주관은행에서 이번주 말까지 비디오콘 측의 최종 요구안에 대한 각 기관의 입장을 취합할 예정이지만 매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요구조건이 나빠 동의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조건이 걸려 있어 채권단 1~2곳만 동의하지 않아도 부결된다”고 말했다. 요구안 수용이 부결되면 매각 협상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새롭게 떠오르는 인수 희망자가 없기 때문에 일단은 비디오콘 측과 대화를 지속할 방침이지만 비디오콘 측이 획기적으로 요구안을 수정하지 않는 한 MOU가 파기되고 매각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 채권단은 이미 매각 무산에 대비해 삼일회계법인과 컨설팅업체 AT커니 등 대행사를 통해 대우일렉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무산에 대비해 채권단 자체적으로 실사를 하고 있다”며 “이달 중으로 대우일렉의 비상경영계획과 자금부족 발생시 자금조달 방안 등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주 말 매각 주관은행인 우리은행이 채권단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대우일렉의 향방은 다음주께 결정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