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 행진이 환율하락을 우려한 단기자금의 이탈로 41거래일 만에 쉼표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단기자금보다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자금의 매수 여력은 여전해 큰 틀에서 외국인 매수와 시장의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0.60% 내린 2,034.3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기관의 매도 속에 외국인마저 41거래일 만에 매도 전환, 투자심리가 악화된데다 일본의 엔화강세와 중국의 자금경색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며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도 각각 2.75%, 1.45%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28억원을 순매도하며 8월23일부터 40일간 이어온 순매수 행진을 멈췄다.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 한때 1,054원40전 아래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최근 원화강세가 이어지자 일부 환차익을 노리던 외국인 단기자금이 빠져나가며 연출됐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를 시작한 8월22일 이후 코스피가 2,056포인트대로 오르고 원ㆍ달러 환율이 1,060원 선으로 내려온 이달 22일까지 외국계 단기 자금은 주식에서 3.63%, 환율에서 2.08% 등 총 5.70% 이상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차익실현 가능 구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기자금 성격이 큰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규모가 이달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3조7,335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유럽계 자금은 이달 24일 현재 1조5,000억원 순매수(잠정치)로 줄어들었다. 6,900억원 순매수였던 프랑스 자금은 2,1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단기 헤지펀드 자금 비중이 큰 싱가포르ㆍ홍콩도 각각 2,000억원, 90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장기투자 성향의 미국계 자금은 9월1조9,980억원을 사들인 뒤 10월 현재 2조5,000억원을 순매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이슈에 따른 자금이탈과 장기 매수에 따른 숨 고르기 차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숨 고르기 차원에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강도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공격적으로 한국주식을 팔고 나가려는 바이 코리아(Bye Korea)의 신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 외 일부 자금은 최근 많이 산 데 따른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일 뿐"이라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지연으로 신흥국 시장에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들어오고 있고 한국은 이머징 증시 내에서도 상대적인 안정성과 펀더멘털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외국인 유동성이 주도하는 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