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속속 무산되고 있다. 실적도 급속도로 악화하는 등 중국 경제가 연이은 악재에 휩싸인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이미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한 6.7%에서 5%로 낮춘 상태다.
27일 중국 경제포털 왕이재경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30개가 넘는 중국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포기했다. 금융당국이 한계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회사채 시장이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이다.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거나 실패하는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한 업종이 대부분이다. 지난주 저장성 소재 시멘트 제조업체인 홍시홀딩그룹이 10억위안(약 1억6,1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취소한 데 이어 플라스틱 주물 제조업체인 FSPG하이테크는 3억위안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실패했다.
중국 회사채 시장은 지난해 발행규모가 전년보다 2배 늘어난 1조2,000억위안에 달하는 등 불과 얼마 전까지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이달 초 태양광 업체인 상하이차오리의 디폴트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아이반 청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높은 투자수익률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들은 위험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이후 중국 내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강등하거나 강등 검토 대상에 편입한 기업은 10곳이 넘는다.
부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은행과 기업의 실적도 대폭 악화됐다. 지난 26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중국은행의 이익성장은 2006년 상장 이래 두번째로 저조했으며 농업은행도 2010년 이래 가장 부진한 연간순익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 순이익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이 현재의 금융혼란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성장률이 최고 몇 분기 동안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24일 지방은행 디폴트 루머에 시작된 셔양농촌상업은행의 뱅크런은 다른 지점으로 확산되며 진정되지 않고 있다. 셔양현 지방정부가 인민은행이 예금을 보호할 것이라고 정부 웹사이트에 올리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예금주들의 불안감을 달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