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뉴질랜드, 태국 등 주요 아시아ㆍ태평양 국가들이 최근 자국통화의 가치가 높아진 데 따른 수출감소를 우려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이들 국가의 환율은 경기회복 기대감과 주식 등 자산시장 활황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만 달러는 10일 현재 미 달러당 32.805대만달러를 기록, 연중 최고치인 지난 3월 2일의 35.168대만달러에 비해 5개월만에 7.2% 가량 상승했다.
이는 올들어 중국과 관계 개선을 이루면서 시장에 외국인 투자가 몰려들어 주가가 연초대비 98%나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강세는 대만 달러의 가치를 절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수출의존도가 높은 대만경제에 걱정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뉴질랜드 달러도 지난 6개월간 통화 가치가 28%나 뛰어오르면서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가까이 되는 경제구조에 타격이 가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품질경쟁력을 갖춘 낙농업 및 양모 산업 등이 최근 가격경쟁력을 잃으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뉴질랜드 산업계는 환율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뉴질랜드 제조수출업협회는 최근 "중앙은행이 환율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은행도 "환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하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각국은 중앙은행과 공기업들을 동원해 외환보유액을 재조정하고 해외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앞서 태국 정부도 최근 5개월간 6%나 상승한 밧화의 강세를 억누르기 위해 자국 기업들의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환율 절상 압력은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실시한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자산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데다 경기회복 기대감도 완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