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단지와 판교테크노벨리처럼 첨단산업과 서비스업이 결합된 산업단지가 대도시 인근에 들어선다. 시커먼 공장에 제조업 일색이던 산업단지에서 주거ㆍ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 개발도 허용된다. 정부는 도시 인근 첨단산업단지 공급과 노후 단지 리모델링을 통해 낡고 쇠퇴한 산업단지의 이미지를 바꾸고 청년층도 선호하는 창의ㆍ융합 공간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린벨트 풀어 주택 말고 산단 짓는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시 인근 그린벨트를 해제한 첨단산단 공급이다. 정부는 앞으로 도시지역 인근에 정보기술(IT), 서비스업 등 첨단 업종이 입주할 수 있는 도시첨단산단 개발을 확대하기로 했다.
도시첨단산단은 현재도 전국에 11곳이 지정돼 있으나 실제 운영 중인 곳은 3곳에 불과하고 지정면적도 전체 산단의 0.2%에 그친다. 정부는 이에 따라 도시지역 내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신도시 등 택지개발지구, 도심 준공업지역·ㆍ공장이전부지 등을 활용해 도시 첨단산단을 늘리기로 했다.
이번 방안에 따라 도시첨단산단이 내년에 3곳, 2015년 6곳 등 2년간 9곳이 추가로 지정된다. 도시첨단산단 지정권한도 현행 시도지사에서 국토부 장관으로 확대되고 그린벨트ㆍ신도시 등에서 추진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을 맡는다.
정부는 현재 6곳의 후보지를 선정했으며 이 가운데 그린벨트 해제 대상 용지는 4곳이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지역도 2곳이 포함돼 있다. 윤의식 국토부 산업입지정책과장은 "한국의 유력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은 곳이 도시근교에 국가산단 형태로 지정, 개발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청년층 겨냥…노후산단, 정주여건 확 바꾼다=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산단은 본격적인 리모델링이 추진된다. 현재 전국 993개 산단 중 약 10%인 102개가 20년이 넘은 노후산단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까지 리모델링 대상 단지 6개를 선정하고 2017년까지 최대 25개 단지를 뽑아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후산단 리모델링은 산업단지공단이 휴ㆍ폐업 부지, 미활용 부지를 매수하거나 기존에 보유한 부지를 활용해 블록 단위로 융복합 직접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원활한 리모델링을 위해 용적률을 높이고 리모델링 대상 면적의 녹지율이나 산업용지 비율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다.
노후산단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주거ㆍ보육ㆍ교통시설 등도 대폭 확충한다. 정부는 산업시설구역 내 공동 주거ㆍ보육시설 설치를 허용하고 오피스텔이나 기숙사 설치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9개 산단에서만 운영 중인 통근버스도 10개 단지에서 추가 운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파주출판단지와 같은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건축 디자인 규제를 통해 청년층이 선호하는 공간으로 산단을 재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