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확대로 업계 1위 '화려한 복귀'<br>작년 UAE 아부다비 원전등 중동·동남아서 45억弗 수주
| 현대건설이 카타르에서 진행중인 발전담수시설(RAPO) 공사현장. 현대건설은 고부가가치 첨단 사업과 원전·물관리 등 미래 사업 위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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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이 가정의 달을 맞아 최근 사내 기혼 여직원과 가족을 초청, '워킹맘을 위한 영화시사회' 행사를 가졌다. 김중겸(오른쪽 두번째) 현대건설 사장이 직원 가족들과 3차원입체영상(3D)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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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1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건설의 매출은 5조원대에서 제자리걸음하다시피 했다.
이 기간동안 경쟁사들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거듭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부동의 랭킹 1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후 2년간 현대건설의 실적은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2007년 5조6,491억원이던 매출이 2008년에는 7조2,711억원으로 무려 30%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또다시 9조2,786억원의 매출로 다시 2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현대건설이 한동안 자리를 내줬던 건설업계 1위의 자리를 되찾았음은 물론이다. 맏형의 화려한 복귀인 셈이다.
◇해외로 해외로= 수치로 나타나는 이 같은 성장세 못지 않게 업계는 현대건설의 질적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지난해 취임과 함께 김중겸 사장이 내건 해외 시장에서의 질적 도약을 통한 '글로벌 Top 10'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2009년 한해동안 현대건설은 주력시장인 중동과 동남아 등에서 총 45억달러에 달하는 해외 수주고를 올렸다. 3월 2조5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카란 가스지역 개발공사'를 비롯해 ▦싱가포르 지하암반 유류비축기지(6억달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디비 통합가스개발공사(17억200만달러) ▦카타르 '카프코 요소공장'공사(6억1,000만달러) 등 굵직한 플랜트 공사를 잇따라 수주해 냈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은 프로젝트는 바로 지난해 말 한국전력과 공동 진출해 이뤄낸 'UAE 아부다비 원자력발전소' 공사다. 국내에서 30여년간 쌓아온 원전 시공 경험이 첫 해외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아부다비 원전 수주는 지난 1971년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운영중인 20기의 원전중 60%에 달하는 12기를 건설한 것은 물론 현재 시공중인 원전 8기중 6기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풍부한 경험와 기술 축적의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목표는 '중동'이 아닌 '세계'= 현대건설은 올해 중동에 편중된 해외 시장의 다변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동ㆍ서남아시아 지역은 물론 아프리카ㆍ독립국가연합(CIS) 등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수주 극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이미 알제리와 카자흐스탄에 지사를 신설하는 등 지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아부다미 원전 수주를 계기로 원전을 차세대 주력 수출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원자력사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특히 회사측은 최근 기후변화 위기속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가치창조 경영 ▦글로벌 미래경영 ▦지속가능 경영을 3대 실천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전사적으로 추진중이다. 원전 사업 확대를 비롯해 환경사업, 대체에너지, 물관리 사업등은 회사측의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한 신사업들이다.
이와함께 회사측은 단순 시공 위주의 수주에서 벗어나 디자인 엔지니어링, 설계, 구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김중겸 사장은 "재무재표상의 유형 자산이나 장부상 숫자에 의한 가치보다는 기업의 실질적 미래가치인 조직문화, 핵심기술 및 인재 육성, 브랜드 파워, 서비스 향상 등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교육 비용 작년보다 2배 늘려
'소통'과 '나눔'
현대건설 김중겸 사장은 '기업의 전부는 사람'이라며 유독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강조한다.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투자가 결국 회사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교육만으로는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신념이다. 이를 위해 직원교육과 자기계발 비용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리는 한편 이중 상당 부분을 인문학적 소양 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건축물도 사람의 향기가 더해져야 오감에 만족을 주고 생명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사장의 경영철학은 최근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168명의 신입사원 가운데 15명을 철학, 심리학, 조각 등의 전공자를 뽑은 것. 이들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 역시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서울대 인문학 과정 등 다양한 인문학 중심으로 바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직원과의 소통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연중 기획으로 'CEO와 함께 하는 문화산책'을 진행하고 있다. 5월에는 김중겸 사장이 사내 기혼 여직원과 자녀를 서울 상암동의 한 영화관으로 초청해 '워킹맘을 위한 영화시사회'를 갖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해외 건설현장은 다양한 인류의 집합체"라며 "문화적 특성과 종교가 다른 현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도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와함께 국내 대표 건설사의 위상에 걸맞는 '나눔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위해 이미 지난해 말 '현대건설가족 사회봉사단'을 출범시키는 한편, 그동안 산발적으로 추진하던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ㆍ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회복지 전문가를 영입해 '사회공헌팀'을 신설했다.
사회봉사단은 현대건설은 물론 계열사, 협력업체 임직원 및 가족 등 10만여명으로 구성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윤리경영, 녹색경영을 펼치는 한편 나눔경영에도 힘써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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