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의 PL(유통업체 자체 브랜드)제품 강화를 계기로 식품업계가 판매채널 다각화 전략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은 이마트가 저가를 무기로 PL 상품의 대대적인 확대를 추진하면서 앞으로 이마트를 비롯한 할인점내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보고 직영 대리점 확대와 홈쇼핑 및 온라인몰 판매 강화, 약국 판매 실시 등 자체 유통망 강화 및 신규 유통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 제일제당은 슈퍼마켓 등 소매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자체 유통망인 ‘CJ신선대리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CJ는 전국 100여개의 대리점을 내년까지 120개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현재 사업주를 모집하고 있다. CJ는 또 홈쇼핑과 온라인몰의 판매를 확대해 유통채널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마트에 ‘왕후의 밥’ PL 상품을 납품하고 있는 동원F&B는 자사브랜드 판매 확대를 위해 우선 지난 8월 오픈한 자체 온라인몰인 ‘동원몰’에서의 판매비중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약 25억원 정도 예상되는 온라인몰 매출액을 내년에는 80억원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포장김치의 경우 온라인몰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는 점을 감안해 온라인몰 판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동원몰’에서의 김치 매출비중은 지난 9월 34.5%에서 10월 40%를 넘어 11월에는 6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상도 유통채널 다양화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새로 오픈한 인터넷 종합식품몰 ‘종가푸드샵’에 거는 기대가 크다. 종가집 포장김치만으로 72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의 종가닷컴에 청정원 순창장류나 식용유, 오푸드 유기농식품, 하이포크 등 육가공 브랜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웰라이프 등 5개 브랜드 300여가지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종가푸드숍은 매월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12월부터 기능성 식품의 약국 판매가 허용되는 것을 계기로 새로운 판매채널로 약국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약국 판매가 허용되는 것에 맞춰 잠을 쫓는 껌과 목을 보호하는 성분을 지닌 껌 등 기능성 껌 3종을 비롯해 캔디와 과자 등 총 5종의 기능성 식품을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당뇨환자나 아토피 환자들을 위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해 약국 판매 품목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소비 감소에다 이마트의 PL제품 공세까지 겹쳐 제과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기능성 식품을 중심으로 한 약국 판매가 새로운 유통시장을 만드는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통망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편의점 등 기존 유통 채널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계 사모펀드 ‘코리아 리테일 홀딩스’에 인수된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 같은 유통망에 제조업체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것이라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마트의 PL 상품 확대를 계기로 제조업체들이 자체 유통망 확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조업계로서는 M&A를 포함한 다양한 대응 전략을 두루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