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발 경제 쇼크… 우리 가계부채도 위험하다

6월 말 현재 국내의 가계신용 잔액이 1,130조5,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130조원을 넘어섰다고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했다. 2002년 4·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규모도 규모지만 증가속도가 우려할 만하다. 지난해 6월 말 잔액이 1,035조9,000억원이었으니 1년 만에 94조6,000억원(9.1%) 가까이 폭증했다.


가계부채는 그동안 저금리와 맞물리며 눈덩이처럼 불어나 우리 경제를 옥죄는 뇌관으로 작용해왔다. 현시점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특히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규모나 증가속도에도 대처하기 힘든 마당에 중국발 경제 쇼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만 봐도 중국 증시가 휘청일 때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는 덩달아 폭락장을 연출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구조다. 자칫 중국이라는 대외변수에 휘둘려 우리 경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가계부채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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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낙관 일색이다. 정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연장하는 등 오히려 가계부채의 뇌관을 키우는 정책을 내놓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에도 부동산 규제 완화보다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가처분소득이 늘고 자산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상환능력을 높인다고 본다"며 문제없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우리에게는 중국발 경제 쇼크에 더해 미국의 금리 인상 변수가 시한폭탄처럼 남아 있다. 미국발 금리 상승으로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그때는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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