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쌍용차에 이어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개별기업에 대한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GM대우는 GM 본사의 경영위기에 영향을 받은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은행권과의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까지 모두 소진돼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쌍용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지식경제부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을 비롯한 GM대우자동차 경영진 3명이 지난 11일 오후 과천 정부청사를 방문해 이윤호 지경부 장관과 임채민 1차관 등을 만나 유동성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정부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곳은 법정관리가 시작된 쌍용차에 이어 GM대우가 두 번째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아직 GM대우의 유동성이 우려할 수준이 아닌데다 정부가 직접 개별기업에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개별기업의 자금 문제는 채권금융기관에서 처리할 사안이지 정부 차원의 지원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GM대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전세계적으로 각국 정부가 자동차업계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GM대우 역시 GM 본사의 경영위기와 판매부진으로 자금압박을 받으면서 정부 측에 지원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GM대우는 지난해 내수와 수출 실적이 각각 10.7%, 7.7% 줄었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전체 판매실적이 4만5,954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0.5%나 감소하는 등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매각 당시 은행권과 설정한 신용공여한도도 소진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GM대우의 크레디트라인은 1조3,000억원 정도였다”며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대출을 받기 시작해 이달 초 1,500억원을 인출하면서 한도가 모두 소진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