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38억원짜리 역대 최고가 씨수말 ‘볼포니’가 도입되면서 종전 최고가 씨수말이던 ‘엑스플로잇’(29억원)은 자존심이 상한 상태다.
‘엑스플로잇’은 이번에 씨수말의 왕자 자리를 빼앗긴 것 말고도 지난해 6월 성병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자마(子馬) 생산 계획에도 차질을 빚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실망도 많았다.
현재 ‘엑스플로잇’의 국내산 자마는 아직 경주마로 등록되지 못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태어나 국내에 수입된 ‘엑스플로잇’의 자마 두 마리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엑스플로잇’의 미국산 자마는 서울경마공원에서 활약하는 ‘플라이퀸’(3세ㆍ암)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활동하는 ‘정벌대왕’(4세ㆍ수).
‘플라이퀸’은 지난해 12월4일 처녀 출전해 2착을 기록했고 지난주 경주인 5일에는 김효섭 기수를 등에 태우고 2위를 무려 10마신 차이(약24㎙m)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해 경마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정벌대왕’은 부산에서 2005년 9월 개장 이후 3전2승을 기록하며 일취월장하고 있다. 밖에서 낳은 자식이 아버지의 구겨진 체면을 그나마 살려주고 있는 셈이다.
두 마필 모두 아직 신인급이라 ‘엑스플로잇’ 자마들의 객관적인 전력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경마가 ‘혈통 스포츠’(Blood Sports)’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생산될 ‘엑스플로잇’의 국내산 자마들까지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경마팬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