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 유력 언론매체 포브스·파이낸셜타임스의 편집장을 지냈던 에이먼 핑글턴 칼럼니스트는 '베이너 하원의장이 일본의 가장 악독한 총리에게 영합해 종군위안부를 모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19일자 포브스에 싣고 이번 합동연설 허용에 대해 "(독일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의회 연설 특권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고 개탄했다.
그는 "무엇으로 베이너 의장의 결정을 설명할 수 있겠느냐. 돈이다"라고 주장했다. 미 의회는 지금 역대 어느 때보다 돈에 매달리고 있는데 일본만큼 정치권에 달러를 뿌려댈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이 미국 정치인에게 직접 기부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이것은 나뭇잎으로 치부를 가릴 정도로 취약하다"며 "외국 기업들은 미국 자회사를 통해 미국 정치인들에게 완전히 합법적으로 자금을 댈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미국 자동차·전자제품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함으로써 미국 의회에 독보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핑글턴은 아베 총리에 대해 "조부이자 일본의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에 버금가는 악명 높은 인물"이라고 혹평하면서 "베이너 의장이 아베 총리에게 합동연설을 하도록 초청한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개탄했다. 그는 양원 합동연설 초청이 윈스턴 처칠 전 영국총리,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처럼 존경 받는 이들을 미국이 최대한 기리기 위해 특별히 이뤄졌던 것인데 아베에게도 허용되면서 "이제는 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탄식했다.
핑글턴은 아베 총리가 일본 제국주의 당시 여성 성 노예들을 보통의 매춘부로 묘사해왔는데 '산더미 같은 증거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핑글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의 최대 의제는 위안부 문제의 야만성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것은 일본의 야만적 행위로 고통 받은 수백만명의 아시아인, 미국인, 서구 유럽인들을 전체주의식으로 모독하는 태도라는 게 그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