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기업 '낙하산 특감' 착수… 대대적 물갈이 인사 예고

■ 인수위 정무분과 토론… 朴 "낙하산 없어져야"<br>"나쁜줄알면서 관행 답습" 공직사회 업무 태도 비판<br>"1% 부패가 불신 만들어" 비리 없는 투명정부 강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상당수 공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감사 등의 물갈이에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 강하게 대두됐다. 특별사면을 놓고 현 정부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온 박 당선인이 이명박 정부의 최대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측근 챙기기 인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새 인물을 발탁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30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정무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공직사회와 공공기관 개혁을 주문하며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인수위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당선인은 수시로 낙하산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25일에는 "최근에 공기업ㆍ공기관 이런 데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면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박 당선인의 발언 직후 감사원은 28개 전공기업의 감사와 임원들이 전문성을 갖췄는지를 점검하는 특감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당선인 취임 이후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은 공공기관장과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또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공무원들이 소신껏 일하지 못하게 하거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나쁜 관행인 줄 알면서도 답습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공직사회분위기도 개혁해야 한다"며 공무원들의 경직된 업무 관행에 대해 비판했다.

관련기사



그는 공무원 비리와 관련해 "1리터의 깨끗한 물에 한 방울이라도 오물이 섞이면 마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99% 공무원들이 깨끗해도 1%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국민들은 공직사회 전반을 불신하게 된다"며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라는 목표가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많은 공무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으로 일해온 것을 잘 알고 있다. 공무원이야말로 국민행복시대를 이끌어갈 견인차"라며 "하지만 아무리 개개인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각 부처를 잘 조율하고 내부 점검해가지 않는다면 좋은 성과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공약에) 정부 3.0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렇게 되려면 부처와 공무원이 서로 어우러져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총괄조정과 업무평가, 공약이행의 선순환 시스템이 조기에 정착되고 국민이 최고의 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총리실과 청와대 비서실 기능을 잘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 3.0은 공공정보의 통합ㆍ개방과 행정정보의 부처 간 공유를 통해 지식정보산업을 육성하고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박 당선인의 정부개혁 공약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국정원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대선 당시 국정원의 기관출입제도 폐지 등 국내 정치개입을 차단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이날 토론에는 국무총리 후보직에서 사퇴한 김용준 인수위원장,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등을 비롯해 10여명의 전문위원이 참석했다.

김능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