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점진적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하며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유럽 시장조사업체인 마킷은 이날 유로존의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대비 1.5포인트 오른 50.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50.1을 예상한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것이다. 유로존 PMI는 지난 5월부터 상승세를 기록해오다 7월 들어 2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확장을 나타내는 기준인 50을 넘어섰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도 이날 6월 유로존 실업자 수가 1,926만6,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2만4,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유로존 실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7월 경제기대지수도 92.5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롭 도슨 마킷 선임이코노미스트는 "3ㆍ4분기 유로존 제조업경기가 긍정적으로 출발했다"며 "이러한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유로존의 경기침체 탈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유지했다. 각종 지표의 호조로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높아지자 기준금리 인하와 마이너스 예금금리 등 그간 거론되던 부양책 카드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ECB는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래 계속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CB는 이날 현행 0.5%인 하루짜리 최저 대출금리와 0%인 초단기 예금금리도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는 상당기간 현재 수준 혹은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필요로 하는 한 계속 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존 경기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으며 조심스럽게 경기안정화의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앞으로의 경제성장전망에는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큰 편으로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향후 경제지표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