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지난 12일 LG그룹 주관으로 열린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각 계열사에서 총 46명의 연구개발(R&D) 분야 우수 인재들이 임원급 연구·전문위원으로 새로 선임됐다. 연구·전문위원으로 선임되면 임원 수준의 보상과 대우를 받으며 연구개발 활동을 계속할 수 있으며 탁월한 성과를 낼 경우 사장급인 수석 연구·전문위원으로 승진도 가능하다.
하지만 1년 전인 지난해 3월 새로 임명된 연구·전문위원들과 비교해보면 그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LG는 지난해 총 80여명의 신규 연구·전문위원들을 배출했다. 올해 보고회 이후 임명된 3명의 LG이노텍 연구·전문위원을 포함해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30명 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열린 'LG혁신 한마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해 혁신활동을 통해 확실한 성과를 창출한 사업 담당자들에게 주어지는 최고 혁신상인 '일등 LG상'은 LG유플러스의 '100% LTE' 단 한 개 사업에 머물렀다. 지난해 LG전자의 UHD(초고해상도) TV와 드럼세탁기 등 4개 사업이 '일등 LG상'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구 회장이 강조해온 '성과주의'에 따른 보상책인 승진과 포상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평가의 잣대가 예년에 비해 한층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구본무 회장도 최근 임직원들에게 "기존에 성공했던 방법을 고집하거나 현재 일하는 방식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며 강도 높은 혁신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춰 LG전자는 올 1월부터 오전 9~11시에 '집중 근무시간제'를 통해 내부 회의나 사적인 전화, 자리 비우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또 LG전자는 트윈타워와 인근 IFC빌딩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출근 시간도 기존 오전 9시에서 8시30분으로 30분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