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가 등장하게 된 것은 건설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따른 것이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택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주택보급률이 증가하면서 공급자 중심이던 주택시장이 소비자가 주도하는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특히 지난 97년 외환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 상태에 빠지고 주택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게다가 98년에 접어들면서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은 부동산 가격폭락, 기업간 경쟁 심화 등으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주요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등 아파트 건설업이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구매력 제고와 차별화 된 구매패턴을 충족시켜 줄 새로운 마케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자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만의 차별적 가치를 표현하고 치열해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브랜드를 도입하게 됐다. 결국 살아 남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브랜드가 도입된 이후 아파트 시장은 극적인 판도변화가 발생했다. 현대, 우방, 청구 등이 기존 아파트 시장의 강자였으나 아파트 브랜드가 도입된 이후 삼성, LG(현재GS))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동일하이빌, 우림건설, 풍림산업 등 중견 기업들이 아파트 시장에서 굳건한 자리를 잡게 됐다.
대홍기획의 함창영 부장은 “주택 소비자들은 아파트를 선택할 때 건설업체 보다는 브랜드를 보고 청약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어떻게 브랜드를 개발하고 관리하느냐가 분양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