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해온 A씨는 그해 6월 기간제 행정실무사 채용 면접을 본 B(34)씨에게 추근대기 시작했다.
B씨의 집 앞으로 찾아간 그는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오늘 이야기를 나눠보고 채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며 부담을 줬다.
A씨는 B씨가 계약직으로 채용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고, B씨가 마지못해 식사에 응하자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밥을 먹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B씨의 손을 억지로 잡은 뒤 “젊은 여자 손이라서 느낌이 다르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이후에도 B씨에게 지속적으로 저녁을 먹자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계속 근무하고 싶냐”며 고용에 영향을 줄 것 같은 말을 하기도 했다.
A씨는 B씨 이후에 채용된 다른 2명의 계약직 여직원에게도 이런 행동을 되풀이했다.
저녁식사를 같이하자고 수시로 요구한 뒤 상대방이 마지못해 식사자리에 나오면 문자메시지를 자주 보내라고 하고, 억지로 손을 잡는 식이다.
‘매일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평가 지표로 삼겠다’고 하거나 자신의 요구를 잘 들어주지 않으면 계약을 연장해 주지 않을 것처럼 발언하기도 했다.
A씨는 이외에도 다른 여교사 등에게도 성희롱을 일삼은 사실이 발각돼 2012년 12월 해임처분을 받자 성희롱 사실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임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성희롱 내용이나 횟수에 비춰볼 때 비위 정도가 심하다고 보기 어렵고, A씨가 피해자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항소심은 “A씨가 지위가 불안정한 계약직 여직원을 상대로 단둘이 식사할 것을 요구하거나 강제로 손을 잡은 것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여러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 이런 행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할 때 비위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요구에 제대로 응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계약 연장과 관련해 불이익을 줄 것 같은 언행을 하기도 했다”며 “비록 A씨가 교육부장관 표창과 경기도교육감 표창 등을 받은 점을 고려해 징계수준을 감경하더라도 해임처분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