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들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이어졌다. 주택시장에 규제가 잇따르면서 ‘부동산 투자=아파트’라는 공식도 서서히 깨졌다. 반면 상가는 안정적 임대 수익이 보장되는데다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이 부각되며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경기에 민감한 상가업계의 특성상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실물경기가 시장을 활성화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과연 하반기 상가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투자에 나서도 될지 투자한다면 어떤 상품에 눈을 돌려야 할 지 알아본다. ◇대규모 토지보상금 시장 활성화 촉매되나?=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신도시, 기업ㆍ혁신도시 등에서 풀릴 막대한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까지 풀릴 전국 토지의 보상금액만 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돈의 일부가 상가 투자에 쓰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 A증권사에 따르면 양주 옥정신도시에서 2조5,000억원을 비롯해 대구 신서동 혁신도시 1조2,000억원, 전주 만성동 혁신도시 8,400억원, 동부산 관광단지 8,000억원 등이 올 토지보상예정 주요 사업지이다. 이미 금융권에선 지난해부터 광교, 영종도, 삼송지구 등에서 영업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돈의 상당수가 역세권을 비롯한 서울, 수도권 요지의 상가 투자에 쓰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미현 상가뉴스레이다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보상금이 시장에 풀려 상가시장을 자극할 것으로 본다”며 “안정적인 투자수익이 보장되는 주공단지내상가나 주요 택지지구 및 신설 역세권 일대를 중심으로 상가투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고유가 등 악재도=하반기 상가시장은 고유가와 금리 인상 등이 상가경기 활성화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이 하반기 중 콜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콜금리가 8월이나 9월 중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권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투자자의 수익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비중이 높은 상가는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이 높아지는 ‘레버리지(leverage) 효과’가 있지만 이자율이 높아진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 금리 인상에 또 다른 문제는 경기 악화다. 실물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가 오를 경우 이 모든 것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상가 시장은 시장 경기에 매우 민감해 조금의 변동만 있어도 투자자들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상품별 기상도는?=가장 유망한 것은 역시 대규모 배후세대를 끼고 있는 ‘단지내 상가’이다.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단지내 상가는 올 상반기에도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1~5월 주택공사가 분양한 상가는 총 155개로 예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131%에 달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미분양 물량도 나오는 만큼 입지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입찰시 낙찰가율은 150% 수준 이내가 적당하다. 수익성이 좋다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몰려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수익률 분석이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근린상가는 지역별로 선호도가 나뉠 전망이다. 택지지구 내 근린상가의 경우 대부분 배후단지의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미현 연구원은 “선임대가 맞춰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주변에 임대료 수준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화성 동탄, 용인 동백 등 수도권 택지지구와 지하철 9호선 라인을 유망지역으로 꼽았다. 반면 테마상가는 여전히 먹구름 속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데다 천편인률적인 쇼핑몰이 더 이상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 각종 광고 마켓팅으로 분양이 완료된 쇼핑몰이라고 해도 임차인을 맞추기 힘들어 대형 쇼핑몰의 공실은 나날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나마 점포가 차별화 된 곳이나 다양한 컨셉을 지닌 복합상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