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환율하락ㆍ1분기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주회사 주식들이 소리없이 동반 상승행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환율하락 등으로 인해 기업의 수익가치가 불확실해 질수록 자산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선호도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얼마나 올랐나= 최근 삼성증권이 LG, GS 등 지주회사와 SK, 삼성물산, 한화, 두산, 금호석유, 대림산업, CJ 등 주요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 등 9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55%(4월10일 기준)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0.65%보다 15.9%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종목 가운데 금호산업의 지분 30%를 보유해 금호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금호석유는 연초 1만9,400원에서 3만1,250원(4월11일)으로 61% 급등했으며 삼성그룹 소유지배구조의 핵심기업인 삼성물산도 2만1,550원에서 2만8,150원으로 31%상승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9개 종목 가운데 한화와 두산을 제외한 7개 종목의 주가가 연초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이유는=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이후 주요 지주회사의 핵심 자회사들은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고 이어 지주회사의 자산가치 및 주가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더 근본적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지주회사들은 수익성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로 자산구조를 재편하고 배당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왔지만,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저평가돼 왔다는 것이다. 실질순자산가치(NAV)에 비해 현재 지주회사들의 주가는 23~45% 할인돼 있다는 게 우리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수급측면에서도 기관의 매수세가 이들 지주회사로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1,400선 안착을 위한 기술적 속도조절 국면으로 기관들은 차익실현과 더불어 선별적 매수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수익보다 자산재평가 가능성이 큰 만큼, 지주회사들이 우선적인 매수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종목 골라야 하나= 지주회사의 특성을 감안할 때 우량자회사 및 자체 성장모멘텀을 통해 향후 실질자산가치의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뒷받침할 잉여현금창출 능력 ▦자회사의 대안투자 성격 이상의 가치를 보유했는가의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주요 지주사를 대상으로 목표주가를 적용해 NAV를 산정한 결과, 삼성물산ㆍLGㆍ두산 등의 NAV 추가상승 여력이 큰 종목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LG의 경우 자회사 배당수입 외에도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로열티로 받는다는 점, 삼성물산은 비핵심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 등 자회사와 별도의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는 게 우리투자증권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