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사진) 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부의장이 차기 연준 의장에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굳어지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옐런 부의장을 지지하는 민주당 상원 의원들에게 "만약 옐런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후 그에 대한 공격이 시작될 경우 그를 방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WSJ는 "백악관이 옐런 부의장을 벤 버냉키 현 연준 의장 후임으로 보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주에는 WSJㆍ로이터ㆍCNN 등 미 유력 언론들이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 및 상원 민주당 의원들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옐런 부의장을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중 최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 CNN에 출연해 "그녀는 금융위기 이후 일어난 모든 일에 적합한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차기 연준 의장으로서 아주 좋은(great) 인물"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옐런 부의장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대중 연설을 전격 취소해 그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20일 뉴욕경제인클럽은 성명을 통해 "옐런 부의장 연설 일정이 재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자세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며 이에 옐런 부의장이 연설을 취소하고 상원 청문회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이 호감을 갖던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의장직을 고사한 후 옐런 부의장을 지명하라고 대놓고 압박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이나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장관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버냉키 현 연준 의장은 내년 1월 말 임기가 만료되며 백악관은 이르면 이번주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다. 지명된 인물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 승인 거쳐 상원 전체 표결에서 과반 이상의 표를 얻어야 차기 연준 의장에 공식 취임할 수 있다. 옐런 부의장이 차기 연준 의장이 되면 사상 최초의 여성 연준 의장이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