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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았다…전열 가다듬는 홍명보호

브라질에 막혀 결승행 좌절 11일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br>역대 전적 4승4무4패 '팽팽' "또다른 결승…반드시 잡는다"

"또 다른 결승전이 남아 있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전 패배 뒤 선수들에게 건넨 말이다.


한국은 이날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런던올림픽 4강전에서 0대3으로 졌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홍 감독의 말처럼 결승전 못지않은 무게의 3∙4위전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11일 오전3시45분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숙적'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이다. 일본은 멕시코와의 4강전에서 1대3으로 졌다.

일본전은 병역 혜택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동메달 이상을 따야 4주 군사교육과 3년간 선수∙코치 활동으로 병역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


◇대패에서 얻은 가르침='금메달 0순위' 브라질을 만난 한국은 지동원(선덜랜드)을 중심으로 거세게 밀어붙였으나 전분 18분께부터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다. 왼쪽 수비수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의 활발한 공격 가담에 측면이 무너졌고 플레이 메이커 오스카(첼시)의 볼 배급을 미리 차단하지 못해 수차례 결정적 위기를 맞았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어깨를 견주는 특급 공격 자원 네이마르(산투스)를 막는 데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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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수비수 김창수(부산)와 골키퍼 정성룡(수원)의 부상으로 와일드카드(23세 이상) 3장 중 2장을 쓰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영국전 120분 혈투의 영향으로 체력이 바닥나 특유의 압박도 색깔을 잃었다. 두 차례 페널티킥 기회에서 주심이 침묵한 것은 억울할 만하지만 판정을 탓하기에 앞서 경기력 자체에서 크게 밀렸다.

8강에서 최고의 게임을 펼친 뒤 4강에서 최악으로 떨어진 홍명보호는 헝클어진 수비 조직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충격의 결승행 좌절 뒤 극적으로 동메달을 건졌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의 근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은 당시 이란에 후반 중반까지 두 골 차로 끌려가다 4대3으로 이기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최강 브라질과 경기했다는 것 자체가 일본전에서 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일본은 브라질이나 영국처럼 강팀이 아닌 만큼 실점 없이 골을 뽑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년 만의 첫 승을 웨일스에서=올림픽 대표팀 간 한일전 역대 전적은 4승4무4패로 팽팽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9월 친선전 2대1 승리 이후로는 5경기 연속으로 지거나 비겼다. 한국은 9년간 3무2패에 그쳤다.

올림픽 본선 사상 첫 한일전인 이번 승부도 쉽지 않다. 일본은 예선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1대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더니 8강에서 이집트를 3대0으로 눌렀다. 짧은 패스 위주의 세밀한 공격과 끈끈한 조직력이 최대 강점. 반면 찬스에 비해 골이 적다는 약점도 확실하다. 한국으로서는 전방에서 상대의 패스 게임을 자주 끊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요주의 인물은 총 3골을 터뜨린 오쓰 유키(묀헨글라드바흐)와 2골의 나가이 겐스케(나고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정신 무장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경기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밝혔고 기성용(셀틱)은 "선수들이 100%, 120% 실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이기면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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