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이하 한국시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예선에서 미국이 캐나다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데 이어 멕시코가 남아공을 무난히 이기면서 한국대표팀의 8강 본선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당연히 미국이 B조 1위를 차지하고 멕시코와 캐나다가 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B조 판도가 종잡을 수 없이 펼쳐지면서 8강 대상인 B조 1위에 대한 전략 세우기가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캐나다는 미국 애리조나주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WBC B조 예선 2차전에서 홈런 1개 등 장단 11안타를 집중시켜 미국에 8대6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캐나다는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1대8로 꺾은 데 이어 2연승을 달렸고 멕시코에 2대0 승리를 낚았던 미국은 1승1패가 됐다. 이어 이날 오전 스콧데일 구장에서 열린 멕시코-남아공 전에서는 멕시코가 10대4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멕시코는 이로써 1승1패를 기록했다.
이제 남은 B조 경기는 10일 멕시코-캐나다 전과 11일 미국-남아공 전. 멕시코가 캐나다마저 누른다면 B조의 본선 진출 국 향방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멕시코가 캐나다를 이기면 미국과 함께 세 팀이 2승1패로 동률이 돼 실점이 적은 순으로 본선 진출 두 팀이 가려진다. 동률일 경우 승자승 원칙이 먼저이나 세 팀이 물리고 물린 통에 의미가 없다. 이럴 경우 미국은 이날 캐나다에 8점이나 내준 바람에 8강 진출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 때문에 한국팀은 13일 맞붙을 B조 1위를 막판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4강 진출을 위한 마운드 운용 계획을 급박하게 바꿔야 할지도 모를 형편이 됐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본선에 함께 올라온다면 4강행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고 캐나다 또는 멕시코가 조1위로, 미국이 조2위를 차지한다면 한국은 본선 1차전에서 미국을 피하고 예선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호재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인식 감독은 “이종범(기아)과 이병규(LG)를 상대 투수에 따라 번갈아 톱 타자로 기용할 것이고 이승엽(요미우리)과 최희섭(LA 다저스)이 3~4번으로 나설 것”이라며 “5번 타자 감을 물색 중인데 홍성흔(두산)을 기용할 뜻도 있다”고 말했다.